▲ 이란 전쟁이 중단되더라도 유가 정상화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미국 경제성장률 하락을 이끌 수 있다는 예측도 제시됐다. 유조선 참고용 사진. <연합뉴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이 이른 시일에 평화 협상을 추진한다고 해도 국제유가 안정화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상승이 미국 경제에 일시적 충격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며 “그러나 이런 주장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에 나선 뒤 이란군은 중동 국가의 정유 설비와 항구 등을 공격했다. 이후 원유와 천연가스 운송에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도 위협했다.
국제유가는 중동 국가의 생산 감축과 운송 차질 리스크를 반영해 가파르게 뛰었고 이는 자연히 트럼프 정부를 향한 미국 내 여론 악화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이란과 휴전 및 평화 협상 추진을 예고하며 유가도 이른 시일에 안정화돼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발언 뒤에도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과 비교해 40% 이상 상승한 수준에서 거래되며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에너지 업계 특성상 “가격 상승은 로켓처럼, 가격 하락은 깃털처럼 움직인다”는 분석을 전했다. 유가 안정화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무디스는 이란 전쟁이 곧 종결되더라도 원유 생산과 운송이 정상화되기까지는 6~8주에 이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더구나 중동 정유 설비에 받은 타격을 고려한다면 유가 하락 속도를 더 늦출 수 있는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며 식료품 가격과 항공요금 인상 등을 이끄는 일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됐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경제가 이란 전쟁 이전부터 물가 상승과 실업률 증가로 부정적 신호를 보내왔던 만큼 유가 상승은 더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가 결국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 리스크가 커졌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옥스포드 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내고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 상승은 3~4월 식료품을 비롯한 여러 소비재 가격 급등을 이끌 것”이라며 “결국 소비자에 직접적 타격과 경제 성장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미국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이를 반영해 기존 2.8%에서 2.4%로 낮아졌다.
옥스포드 경제연구소는 “이란 전쟁 종전은 에너지 가격을 과거 수준으로 되돌리는 스위치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생산 및 운송 재개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닐 마호니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도 뉴욕타임스에 “국제유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은 이미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결국 소비자들이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