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10시 광화문과 광장 사이에 BTS가 돌아올 무대가 준비 중이다. 출근시간이 지났음에도 광화문 광장에는 무대를 보러 온 관광객들이 즐비하다. <비즈니스포스트>
BTS의 컴백무대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20일. 아침 출근시간이 지났음에도 BTS(방탄소년단)를 보러 온 관광객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세종대로에 모여있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는 광화문과 경복궁을 배경으로 거대한 무대와 각종 공연용 구조물, 일대를 통제하는 경찰과 안전요원들이 있었다. 관광객들의 들뜬 얼굴과는 대조적으로 경찰과 안전요원들은 인파가 모여들면서 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광화문 광장 근처의 전광판들은 BTS의 신곡 ‘아리랑’ 광고를 송출하고 있었다. 전광판이 없는 일부 건물들에도 BTS의 신곡과 공연을 홍보하는 광고판이 걸려있었다. 가히 BTS 천지라 할 만한 광경이다.
21일 오후 8시 BTS는 광화문광장에서 컴백쇼를 진행한다. 광화문 광장에는 2만2천 석이 준비됐고 주변 건물의 전광판도 공연의 일부로 이용하는 대규모 공연이 예정돼 있다.
공연을 기다리는 관광객들은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앉아 KT광화문빌딩WEST의 전광판에 BTS 멤버들이 나오는 광고를 촬영하고 있었다.
이 인파 속에 있던 일본 나라현에서 온 30대 하나코씨는 “티켓을 구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주변에 자리를 잘 잡으면 공연을 볼 수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하나코씨는 오직 BTS를 보기 위해 19일 한국에 도착했다. 숙소는 최대한 광화문 근처로 잡아보려고 했으나 여건이 마땅치 않아 종로3가의 모텔로 잡았다. 그는 19일과 20일 모두 광화문에 와서 BTS의 영상을 보고 경복궁과 주변 관광명소를 구경하러 다녔다고 말했다.
▲ 오전11시경 세종문화회관의 계단은 통행할 수 없을 정도의 인파가 몰렸다. 계단에는 BTS의 공연을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생방송한다는 광고문구가 적혀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그는 “광화문 광장에 사람이 많이 모여들어 테러 위험이 있다고 들었지만 전혀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15년 동안 미 해군에서 근무하면서 일본과 한국을 와본 적이 있었다”며 "한국은 분명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만약 누군가 테러를 일으킨다면 그건 한국인이 아닐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경찰청에서는 공연날 약 26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공연 관람객이 몰릴 것을 대비해 테러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기도 했다.
세종문화회관 안의 카페 아티제에서 만난 19세 중국인 츄츄씨는 “광화문 광장이 생각보다 작아서 26만 명을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러 경보가 날 만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이 조금은 걱정”이라며 “이번 공연 티켓이 있어서 펜스 안에서 안전하게 잘 볼 수 있겠지만 테러경보가 발효된 만큼 겁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점심시간이 한창인 오후 12시30분 광화문 광장은 관광객과 직장인들이 모두 모여 더 혼잡스러워졌다. 그나마 회사들이 모여있는 광화문 광장의 반대편에는 사람들이 비교적 적었다. 횡단보도의 신호를 기다리는 회사원들은 광화문 광장 쪽을 바라보며 ‘사람이 왜 이렇게 많나’, ‘오늘 무슨 날이냐’는 말을 나눴다.
세종대로 동아일보 건물 근처에서 식사 후 휴식을 취하고 있던 20대 직장인 김씨는 “사람이 많은 것 자체도 불편하지만 감기나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 옮을까 걱정”이라며 “오늘 퇴근 이후부터 주말 내내 집에서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파가 많이 모임에 따른 위험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안전을 위해 세워놓은 구조물이 더 위험해보인다는 사람도 만나볼 수 있었다.
광화문 교보생명빌딩에서 근무하는 40대 직장인은 “펜스로 쳐놓은 철조물의 아래쪽 지지대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며 “안전을 위해서 설치한 것인데 오히려 더 위험해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반면 BTS의 공연을 관광객보다 더 반기는 사람도 있었다. 세종문화회관 옆쪽 각종 식당이 즐비한 거리의 상인들은 벌써 공연날을 준비하고 있었다.
건물의 뒷쪽 휴식을 취하고 있던 20대 이삭토스트 알바생은 “벌써 빵이 부족해보인다”며 “오늘은 곧 퇴근할 예정이지만 내일은 연장근무하기로 했다. 사장님이 특별히 내일은 시급의 2배를 주겠다고 해서 일하는게 마냥 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 오후 5시경 서울 명동거리는 여전히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명동거리에서 호떡을 팔고 있는 상인 권씨는 “오늘은 평소와 다름이 없지만 내일을 더 기대하고 있다”며 “내일은 더 일찍 나오고 더 늦게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상인 권씨는 부부가 함께 호떡과 떡볶이 등 분식을 팔고 있다. 원래도 외국인이 많았지만 하루 이틀 새 고객이 더 많이 늘었다며 “이번 공연 덕분에 권씨 부부도 BTS의 팬이 되기로 했다”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명동의 커피숍 블루보틀 앞,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매장과 화장품 매장에는 앞으로 이동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인파를 뚫고 지나가다 넘어지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서울경찰청은 공연이 끝나고 난 뒤 인파들이 재집결할 관광명소에서도 안전관리에 힘쓰겠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청은 명동, 홍대, 이태원, 성수 등에 사람들이 다시 모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명동 눈 스퀘어의 건물 안전관리자는 김형남씨는 “명동은 평소에도 사람이 많아 건물의 인파관리 대책이 잘 준비돼있다”며 “지금은 밖의 날씨 때문에 외측 문은 오른쪽, 내측 문은 왼쪽을 열어놓고 있지만 명동거리에 사람이 많이 몰린다면 문을 모두 개방해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과 시청의 호텔들은 이미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른 수혜를 보고 있었다.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이미 작년 3월부터 만실에 가깝게 운영되고 있었다”며 “BTS 공연과는 무관하게 호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