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OTT' 쿠팡플레이 독자생존 시험대 오르나, '끼워팔기' 제재 가능성에 촉각

▲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이 유료 멤버십 회원에 자체 OTT 쿠팡플레이를 무료 제공한 행위를 두고 '끼워팔기'에 해당하는지 전원회의에서 심의한다. <쿠팡플레이 홈페이지>

[비즈니스포스트] 쿠팡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가 쿠팡의 유료멤버십 혜택에서 분리될 가능성이 관련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쿠팡이 유료멤버십 가입자에게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제공한 행위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 남용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 여부를 결정하는 전원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 판단에 따라 쿠팡과 쿠팡플레이의 결합 구조에 제재가 가해진다면 쿠팡플레이의 사업 전반에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쿠팡이 유료멤버십인 와우멤버십 회원에게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끼워팔기' 행위를 놓고 2월 중으로 심사를 결론지을 것으로 예측된다.

'쿠팡플레이 끼워팔기'를 향한 지적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대응 탓에 정부의 시선이 냉랭해진 상황에 추진되는 터라 쿠팡 내부에서는 바싹 긴장하는 분위기가 감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가 자체 기준에 따라 쿠팡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분류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터라 불안감이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해당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사업자 3곳의 점유율 합이 75% 이상이어야 한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최근 열린 청문회에서 쿠팡이 속한 시장을 전체 온라인 쇼핑이 아닌 직매입과 이에 준하는 구조로 거래를 운영하는 사업자들로 범위를 좁혀 시장을 획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쿠팡과 같은 직매입 이커머스 플랫폼만 정렬하다보니 쿠팡의 점유율은 매우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24년 기준으로 쿠팡이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13.9%지만 이를 직매입 플랫폼으로만 분류해서 살펴보면 점유율이 39% 수준까지 뛰는 것으로 파악된다. 쿠팡을 포함한 상위 3개 사업자의 점유율은 85%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적자 OTT' 쿠팡플레이 독자생존 시험대 오르나, '끼워팔기' 제재 가능성에 촉각

▲ 쿠팡플레이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과 분리될 경우 '제2의 유튜브뮤직'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쿠팡>


쿠팡의 쿠팡플레이 끼워팔기 논란이 공정위의 제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과징금과 같은 직접적 제재가 아니더라도 쿠팡의 유료 멤버십 혜택에서 쿠팡플레이 서비스가 분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쿠팡플레이가 '제2의 유튜브뮤직'의 길을 걸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구글이 '유튜브 프리미엄' 상품에 유튜브뮤직 서비스를 무료 제공한 행위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보고 제재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해당 결합 상품이 멜론과 지니 등 국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구글은 공정위에 자진시정안을 제출하고 '유튜브 프리미엄'에서 음악 기능을 분리한 '유튜브 라이트'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용자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튜브라이트'로 이동할 경우 유튜브뮤직이 아닌 다른 음원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도 있는 것이다.

쿠팡 역시 지난해 끼워팔기 의혹과 관련해 자진시정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사를 공정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관심사는 쿠팡플레이가 쿠팡 없이 홀로 설 수 있는지에 쏠려 있다.

쿠팡은 사업부별 실적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쿠팡플레이는 업계 안팎에서 '적자 플랫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의 '성장사업' 부문은 2025년 3분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억92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폭이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성장사업 부문에는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해외 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1년 누적 기준으로도 성장사업 부문의 EBITDA의 적자폭은 2023년 4분기~2024년 3분기 6억6400만 달러에서 2024년 4분기~2025년 3분기 8억1300만 달러로 늘었다.

쿠팡플레이는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와 미국 프로농구(NBA) 등 팬덤이 두터운 스포츠 영역을 공략하며 돈을 버는 구조를 찾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와우멤버십 기반의 구조에서 벗어나 '스포츠패스' 등 유료 상품을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파악된다. 
 
'적자 OTT' 쿠팡플레이 독자생존 시험대 오르나, '끼워팔기' 제재 가능성에 촉각

▲ 쿠팡플레이의 스포츠 OTT 서비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다만 그동안 쿠팡의 유료 회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해 온 만큼, 단기간에 쿠팡플레이가 독자 생존하기는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쿠팡플레이의 주간활성이용자수(WAU)는 11월 마지막 주부터 4주 동안 409만 명에서 346만 명으로 감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간 이용자 수는 변동성이 큰 지표여서 이를 토대로 향후 추이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으로는 쿠팡플레이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연속 국내 OTT 2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온라인 플랫폼과 결합한 OTT 구독 모델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쿠팡과 쿠팡플레이에 대한 규제가 업계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네이버플러스토어는 제휴를 통해 유료 회원에게 넷플릭스 이용권을 제공하고 있으며, SSG닷컴의 ‘쓱세븐클럽’ 역시 티빙 이용 혜택을 결합한 구독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쿠팡의 사례를 이들과 동일선상에 놓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끼워팔기' 논란은 소비자에게 별도의 선택권 없이 자사 서비스를 부담시키는 구조가 쟁점인 반면 네이버·넷플릭스와 같은 제휴는 회사들이 협업해 시너지를 내는 방식"이라며 "사안의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쿠팡과 관련해 시장 획정과 시장지배적 사업자 해당 여부, 제재 수준 등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모든 사항은 전원회의 심의를 통해 최종 판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