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박근혜 게이트로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내놓을 쇄신안을 놓고 여러 관측이 무성하다.
삼성그룹은 특검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말을 아끼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고민이 큰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8일 오전 수요사장단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사장들에게도 삼성미래전략실 해체에 따른 조직개편, 올해 채용규모 등을 포함한 쇄신안 관련 질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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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김종중 삼성미래전략실 사장은 조직개편 진행 등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가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삼성그룹 올해 공채 계획과 관련해 “잘 모르겠다”면서도 “많이 뽑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 해체를 포함해 추진한 조직개편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약속한 대로 특검수사가 끝나는 대로 실행에 옮긴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검수사는 2월 말까지가 시한이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한달 더 연장을 신청할 수도 있으나 연장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삼성그룹이 조직개편을 포함한 대대적인 쇄신안을 내놓는다면 3월경이나 늦어질 경우 4월경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사재를 포함해 2조 원 규모의 사회공헌기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삼성그룹은 부인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현재 특검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전략실 해체 등 조직개편을 진행할 것이란 것 외에 구체적으로 검토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박근혜 게이트 관련 수사에서 집중포화를 맞으면서 조직개편과 맞물린 인사, 채용 등 상반기 중요한 경영일정이 모두 중단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포함해 삼성그룹을 바라보는 시선이 극도로 악화한 만큼 이를 수습할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이 사실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미래전략실 해체 외에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 2008년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의 실명전환 후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금액을 사회에 환원할 것 등을 약속했다.
삼성그룹은 6일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이 전경련에 탈퇴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이런 약속을 이행해 가는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이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좀더 강력한 쇄신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는 높다.
국회 소추위원단은 이날 특검수사를 토대로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그룹 의혹과 관련한 탄핵사유를 보강한 서면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이날 서면에는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진술을 토대로 박 대통령이 2015년 6월 안 전 수석과 최원영 고용복지수석 등을 통해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라'고 지시한 내용도 추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개편 등 앞으로 할 일이 산적해있는 삼성그룹으로서 여론악화가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도 재벌개혁과 일자리 창출 등 경제 관련 현안에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상반기 채용만 하더라도 삼성그룹이 이를 실시하지 않을 경우 ‘삼성고시’로까지 불릴 정도로 까다로운 공채시험을 준비해온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원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