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에 따른 세계무역질서 변화 때문에 무역환경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8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어려워지고 있는 무역환경에 대비한 대응과 준비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며 “새해 들어 한 달여 사이에 세계무역질서에 커다란 변화를 낳을 수 있는 상황이 전개돼 앞으로 수출여건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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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테리사 메이 영국 총재의 브렉시트 공식화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기조 등을 무역환경 악화의 주요요인으로 꼽았다.
트럼프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을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독일과 중국, 일본에 환율조작을 경고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정책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이 총재는 “미국 행정부의 움직임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 불확실했던 데다 실행되더라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데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1월 수출액이 11.2% 증가하면서 3개월 연속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총재는 “한국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대로 높다”며 “요즘과 같이 심리위축으로 민간소비 등 내수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수출부진이 곧바로 성장부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어려운 무역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민간기업과의 공조를 주문했다.
이 총재는 “정부도 최근 상황의 긴박함을 인식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동안 상당한 경험과 정보, 네트워크, 인적자본을 축적해온 민간부분과 긴밀한 공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