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그룹이 아트라스BX의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2일 아트라스BX에 따르면 소액주주(김지희 외 11인)들이 1월20일 아트라스BX에 자사주를 소각하라는 주주제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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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석준 아트라스BX 대표이사. |
아트라스BX는 차량용 배터리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한국타이어그룹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지분 31.13%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소액주주 측은 "아트라스BX가 상장폐지에 성공하면 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애초 20억 원을 배당받다가 아트라스BX의 순이익 540억 원의 배당을 받게 된다"며 "지금까지 소액주주들이 낮은 배당성향으로 배당을 받아온 점을 감안하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트라스BX는 2년 동안 소액주주지분이 20% 미만일 때 퇴출하는 코스닥 지분분산 규정 때문에 내년 3월 상장폐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아트라스BX에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아트라스BX가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으면 지분분산 조건미달로 자진상장폐지 과정을 밟게 된다”며 “결국 소액주주들은 쫓겨나는 철거민같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반발했다.
그는 “상장폐지가 되면 결국 소액주주들은 선택권이 없어지고 공시의무도 줄어들게 된다”며 “결국 아트라스BX가 다른 기업에 합병이 돼도 막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트라스BX는 자진상장폐지를 위해 지난해 3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하지만 자진상장폐지를 할 수 있는 지분율 95%를 확보하지 못했다.
소액주주들은 아트라스BX의 자사주 취득과 관련해 “회삿돈은 모든 주주들의 자금”이라며 “회삿돈이 일방적으로 대주주만을 위해 쓰인다면 비판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트라스BX는 공개매수 신청 당시 상장폐지되더라도 합병 등 지배구조개편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아트라스BX가 상장폐지하면 현재 순수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아트라스BX를 합병한 뒤 이를 계기로 사업지주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아트라스BX의 보유자금을 인수합병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아트라스BX는 최근 원석준 아트라스BX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원 대표는 현대카드 사업본부장 출신의 재무통으로 꼽힌다. 아트라스트BX가 원 대표를 선임해 상장폐지와 지배구조개편에 속도를 내려 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소액주주들은 이번 주주제안에서 현금배당성향을 50% 수준까지 늘릴 것도 요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