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 구매자들 사이의 이동이 줄어드는 등 스마트폰 생태계에서 고착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애플 아이폰과 경쟁하기보다 기존 사용자들의 교체수요 확보에 주력할 이유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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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왼쪽)과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경제전문지 포천은 20일 “애플의 아이폰7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애플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부정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CIRP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아이폰7 구매자 가운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이동한 사용자의 비중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4분기에는 아이폰6S 구매자의 29%가 기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로 추정됐는데 비중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CIRP는 “지난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제품경쟁력이 한층 강력해지며 아이폰이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의 사업전략에 대규모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이폰7의 판매량 추정치가 아이폰6S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변화는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사용자들의 이동이 크게 줄어들며 생태계가 고착화되고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CIRP는 애플이 이런 상황에서 기존 사용자들의 교체수요를 최대한 자극하거나 평균판매단가를 높이는 등 전략변화를 추진해 수익성에 타격을 피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올해 아이폰 신제품에 대규모 하드웨어 변화를 적용한 새 고가모델을 추가해 내놓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시장상황에 선제대응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미국을 중심으로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량 반등이 절실한 입장인 만큼 이런 시장변화에 주목해 대응방법을 찾아야 한다.
안드로이드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아이폰으로 이동을 줄이고 있는 것은 곧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제품 흥행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의 원인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전반적인 가격하락 또는 소비자들의 교체주기 둔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도 있어 긍정적이라고만 보기 힘들 수도 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미국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아이폰 이용자를 뺏어오기보다는 기존 사용자의 교체수요를 이끌어내는 데 더욱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체적으로 아이폰 사용자는 소프트웨어를,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하드웨어 성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전작보다 크게 향상된 성능을 증명해야 기존 사용자의 교체수요를 자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