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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의 임금협상에 접점이 없는 까닭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6-12-21 18: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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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의 임금협상에 접점이 없는 까닭  
▲ 이규남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위원장(왼쪽)과 이상주 조종사노조 대변인(오른쪽)이 21일 서울 강서구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에 돌입하는 노조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조종사들의 해외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임금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규남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21일 서울 강서구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종사가 대거 퇴직하면 비행안전시스템이 무너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임금을 현실화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조종사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종사노조는 22일 자정부터 파업을 시작한다. 2005년 12월 총파업을 진행한 뒤 11년 만에 파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번 파업에는 조종사 170명이 참여한다. 전체 조종사 2700여 명의 6.2%, 조종사노조원 1100여 명의 15.4%에 그친다. 조종사노조는 원래 제출한 파업명단에 211명을 기재했으나 이후 189명으로 줄었고 최종 파업동참 인원은 170명으로 감소했다.

조종사노조는 기존 임금의 29%를 인상해달라고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당초 조종사노조는 37% 인상을 주장하다가 한발짝 물러섰다.

이 위원장은 “회사가 1천 원이라도 올려 수정안을 제시한다면 파업을 접겠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조종사노조는 대한항공이 조종사 임금을 중국 등 외국항공사보다 훨씬 적게 주고 있어 불만을 품은 조종사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회사에게 시장상황을 돌아보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 상징적인 의미에서 37% 인상을 주장했던 것”이라며 “회사가 조종사의 임금인상 등 처우개선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올해에만 100여 명의 조종사가 대한항공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숙련된 조종사가 떠난 자리를 경력이 부족한 외국인 파견 조종사로 대체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비행안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대한항공을 떠난 조종사는 60여 명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110명이 퇴사했다. 2년 동안 대한항공 전체 조종사 가운데 6.2%가 이탈한 것이다.

대한항공 조종사의 연평균 임금은 2014년을 기준으로 1억4천만 원이다.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중국항공사는 한국의 숙련조종사에게 대한항공 조종사 평균연봉의 2배 수준인 2억5천만 원에서 3억5천만 원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조종사 임금이 중국항공사보다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복지혜택 등을 고려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복지혜택 등을 고려한다면 중국항공사 못지 않게 대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종사노조는 파업과 더불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고소고발하면서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의 임금협상에 접점이 없는 까닭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종사노조는 1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 회장을 배임혐의로 고소했다.

조종사노조는 조 회장이 세 자녀가 지분을 소유한 기업에 대한항공의 일감을 몰아줬을 뿐 아니라 대한항공의 자산을 한진해운의 손실을 메우는 데 사용하면서 대한항공의 주주이익을 해쳤다고 주장했다.

조종사노조는 회사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상주 조종사노조 대변인은 “우리도 파업이 장기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회사와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조종사노조의 주장대로 단번에 임금을 높여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대한항공은 수익성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조종사 기존 임금의 29%를 인상할 경우 조종사 한 명당 연간 1억806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대한항공이 한해에 조종사 임금으로만 4876억2천만 원을 써야 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55.2%에 이른다.

대한항공은 입장자료에서 “2015년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일반노조와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회사는 2015년 임금협상과 2016년 임금협상을 같이 진행하거나 임금 외의 필요사항을 협의해서 실질적인 처우를 개선하자고 주장했으나 조종사노조가 거부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조종사노조 파업의 영향으로 22일부터 31일까지 여객기 왕복선 135편과 편도선 1편을 운항중단하기로 했다.

22일부터 26일까지는 국제선 20편과 국내선 64편, 화물 7편 등 모두 91편의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한다. 26일부터 31일까지는 국제선 4편과 국내 왕복선 49편과 편도선 1편, 화물 5편을 운항하지 않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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