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화장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약국화장품 위탁판매를 시작으로 조금씩 화장품사업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세계적으로 한국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본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사진)이 화장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유한양행은 화장품 원료부터 제품개발, 생산까지 화장품 가치사슬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자체 브랜드를 확대하며 화장품을 직접 생산하기 위해 투자를 늘린다는 점에서 이제는 화장품을 제2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 본격화하는 모습으로도 여겨진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0월 비건화장품 브랜드 ‘딘시’를 론칭하면서 화장품으로 발을 넓혔다. 올해는 딘시의 광고 마케팅을 대폭 확대하면서 브랜드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4월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큐텐에 진출한 이후 6월 롯데 ‘벨리곰’과 협업해 제주국제공항에 팝업매장을 운영하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진출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화장품 생산에도 손을 뻗었다.
유한양행은 1분기에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인 코스온 지분을 기존 7.1%에서 32.5%까지 확대했다.
코스온은 국내 화장품 OEM과 개발생산(ODM) 사업을 운영하는 곳으로 2022년 4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에 들어간 곳이다. 애초 유한양행이 단순 투자목적으로 코스온 지분 7.1%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회생계획안 인가 이후 2차례 진행된 코스온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50억 원을 붓고 코스온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조욱제 사장 입장에서 보면 화장품 사업에 대한 전방위적 투자 확대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로도 여겨진다.
한국 문화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이른바 K뷰티도 덩달아 전 세계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화장품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한다면 안정적 자금줄을 미리 확보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조 사장의 화장품 사업 확대는 신약 개발을 위한 든든한 뒷배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신약으로 성공적으로 론칭했지만 동시에 제2, 제3의 렉라자를 개발해야하는 과제를도안고 있다.
▲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조 사장은 올해 4월 유한양행 창립 98주년 기념사에서도 “혁신 신약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제2·3의 렉라자를 만들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약 개발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제약 이외에 사업에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유한양행은 쌓아둔 실탄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은 조성해놓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유한양행은 2월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경영발표(IR)에서 사업다각화를 위해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당시 의약품과 디지털헬스케어, 화장품분야를 인수합병 대상으로 고려한다고 한 만큼 화장품을 사업 다각화의 한 축으로 낙점했다고도 볼 수 있다.
유한양행은 그동안 화장품사업에 꾸준히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진다.
유한양행은 1957년 미국 맥스팩토와 제휴해 화장품을 생산한 바 있다. 그 뒤 2002년 프랑스 제약사 피에르파브르의 기능성 화장품을 약국 전용으로 판매하고 2003년에는 프랑스 1위 기능성 화장품인 아벤느를 수입해 판매한 바 있다.
이뿐 아니라 2022년에도 프랑스 유명 미용기기를 수입해 미용기기 영역까지 뷰티산업 전반으로 영역을 넓혔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일본과 동남아 등 다른 지역으로 수출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딘시의 경우 7월 스킨케어 제품을 출시하면서 라인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