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산 수출 확대에 '한계' 지적 나와, 외신 "신뢰 구축에 정부 노력 필요"

▲ 한국 정부가 인도태평양 국가들과 관계 강화에 집중해 방산 수출 기회를 넓혀야 할 것이라는 블룸버그 논평이 나왔다. LIG넥스원과 한국항공우주(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국 주요 방산업체들의 제품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방산업체들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등을 앞세워 해외 수출 확대에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해외언론의 지적이 나왔다.

한국 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여러 국가와 강력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힘을 실어야 충분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25일 논평을 내고 “한국의 저렴한 군사무기는 저절로 팔리는 제품이 아니다”라며 “국제적 관계 강화에 집중해야 더 많은 시장을 공략할 길이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방산업체들은 지난해 12개 국가에 140억 달러(약 19조3천억 원) 규모 방산제품을 수출하며 글로벌 상위 10위 수출국에 포함됐다. 2022년 대비 3.5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성과에 주목하며 미국이나 유럽의 고가 제품을 수입하기 어려운 폴란드 등 국가에서 비교적 저렴한 한국산 방산제품으로 대안을 찾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한국 방산업계가 아직 잠재적으로 최대 시장에 해당하는 인도태평양 국가 진출에 확실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인도와 필리핀 등 국가는 군사적 위협에 놓여 있고 예산은 한정되어 있어 한국 방산 수출에 큰 비중을 차지할 잠재력이 있는데 아직 한국 방산업체의 주요 수출시장으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이러한 국가들과 충분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지 않은 점을 원인으로 들었다.

중장기 관점에서 군수품 공급망 확보를 추진하는 국가는 상대국과 확실한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국가들 사이 관계는 아직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수출 대상 국가와 군사적 및 경제적 측면에서 강력한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일도 한국 정부가 앞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국가에 방산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신뢰 강화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며 가격 경쟁력만으로 시장을 공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바라봤다.

군수품을 지금과 같이 단순한 상업용 제품처럼 취급하는 것도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상대 국가와 확실한 전략적 관계를 구축하는 일이 중장기적으로 더 유리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한국 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와 장관급 회담을 늘리고 경제 및 국가 안보에 관련한 교류를 확대하는 등 노력을 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상대 국가에서 원하는 것을 더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한국은 더 이상 지난 수십 년의 사례와 같이 소수 대기업이 스스로 시장을 개척하는 일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특히 방산 분야에서는 앞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