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한 9살 원숭이 페이저(Pager)가 '퐁' 게임을 하고 있다. 조이스틱 없이 뇌파의 움직임 만으로 게임 속 물체를 움직이는 모습을 담은 이 영상은 2021년 4월 공개됐다. 좌측 하단 모니터는 원숭이의 뇌파 활동을 보여준다. < Neuralink > |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설립한 뉴럴링크(Neuralink)에서 뇌에 칩을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 다수의 동물이 목숨을 잃었다는 비영리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1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은 미국 비영리단체 ‘책임 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회(PCRM)’의 성명을 인용해 “뉴럴링크의 실험 과정에서 양과 돼지, 원숭이를 포함해 최소 1500마리의 동물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PCRM은 뉴럴링크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 UC데이비스 대학과 협력해 진행했던 실험 관련 내부 문서를 확보해 데일리메일에 전했다.
문서에 따르면 한 원숭이는 뇌에 마이크로칩을 심는 과정에서 10여 차례의 두개골 수술을 받았다. 머리에 난 구멍은 수술용 접착제로 메워졌다.
뇌수술 이외에 팔과 다리를 절단하는 실험 과정에서 원숭이가 구토나 설사와 같은 부작용을 보였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뉴럴링크는 뇌에 칩을 인식한 원숭이가 뇌파의 움직임만으로 비디오 게임을 하는 등의 실험 장면을 공개한 적이 있다.
PCRM은 데일리메일에 전한 성명을 통해 “동물을 대상으로 한 뉴럴링크의 실험은 안전성에 심각한 우려를 부른다”는 의견을 냈다.
일론 머스크는 2016년 말 뉴럴링크를 설립했다.
뉴럴링크는 인간의 뇌에 작은 칩을 이식해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신체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시각장애인이 시력을 되찾거나 근육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지마비 환자들의 신체 기능을 회복시키는 기술 등이 포함된다.
머스크는 1월29일 자신의 공식 소셜미디어 X 계정을 통해 “어제 첫 환자가 뉴럴링크 칩을 이식받았다”며 “칩 이식 후 신경 자극이 감지됐으며 현재 환자는 잘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럴링크는 2022년에도 미국 농무부(USDA) 감찰국으로부터 수개월 동안 동물복지법 위반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던 적이 있다.
뉴럴링크 관계자는 동물 복지와 관련한 데일리메일의 질문에 “뉴럴링크는 인도적이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동물 실험을 하고 있다”는 입장과 함께 해당 법률과 규정을 모두 따르고 있다고 답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