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2024-02-02 11: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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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새만금 핵심광물 비축기지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는 공급망 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다. 광해광업공단은 ‘공급망 방파제’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차질없이 비축기지를 구축하는 데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새만금 핵심광물 비축기지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
2일 광해광업공단이 홈페이지에 공개해 놓은 수의계약정보에 따르면 공단은 1월29일 한 건축사사무소와 ‘국가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 구축사업 건설공사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계약을 마쳤다.
용역계약의 목적은 국가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 건설공사의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이다. 계약 종료일자는 7월27일이고 계약 금액은 1억8292만3천 원이다.
광해광업공단은 이번 용역을 바탕으로 2024년 안으로 기본·실시 설계를 마친 뒤 2025년에 건설공사를 시작해 2026년까지 비축기지를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광해광업공단은 지난해 12월 새만금개발청, 전라북도, 군산시, 한국농어촌공사 등과 국가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 구축 사업을 위한 투자협약도 체결했다.
광해광업공단은 새만금 핵심광물 비축기지 건설을 통해 2031년까지 국가 관리가 필요한 리튬과 코발트 등 핵심광물 국내 수요량의 100일분을 확보해 공급망 위기에 대비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신규 비축기지는 전북 군산시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내 오식도동 일대(부지면적 17만9004㎡)에 지어진다. 현재 광해광업공단이 조달청에서 빌려 사용하고 있는 군산비축기지에서 5㎞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광해광업공단은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새만금 국가산단에 입주한 만큼 이차전지 기업의 원료 수급이 곤란해지면 신규비축기지를 활용해 국가산단 내부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미국-중국 갈등과 지역내 무력 분쟁 발생 등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윤석열 정부는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11일 핵심광물 비축 예산을 2023년 372억 원에서 2024년 2331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첨단산업 필수 핵심광물인 리튬과 희토류의 비축 물량도 크게 늘린다. 리튬 비축량은 지난해 5.8일에서 올해 30일분으로 확대한다. 전기자동차용 영구자석 희토류는 지난해 6개월 비축량 보유에서 올해는 1년6개월분 보유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꾼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월26일 직접 전북 군산비축기지를 방문해 비철금속, 희토류 등 첨단산업 핵심광물의 비축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월26일 전북 군산비축기지를 방문해 핵심 원자재 비축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2023년 2월 발표한 ‘핵심광물 확보전략’에서 첨단산업 글로벌 강국 도약을 위한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역할 확대를 주문한 바 있다. 핵심광물 확보전략에는 광해광업공단 자원정보서비스 고도화, 민간 지원을 위한 광해광업공단 조직 및 기능 재편 추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지난해 2월 정부의 ‘핵심광물 확보전략’에 맞춰 △자원정보 서비스 고도화 △해외 프로젝트 발굴 및 탐사 기능 강화 △보유 광산 생산 광물 국내 도입 확대 △핵심광물 비축 품목·일수 확대 △재자원화 기반 조성 등 안정적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한 정책 이행 기능을 크게 강화하겠단 방침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방침 아래 새만금 핵심광물 비축기지 건설 사업은 광해광업공단에서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하나가 됐다.
다만 추진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원칙적으로 9개월가량이 소모되는 새만금 핵심광물 비축기지의 예비타당성 조사는 조사가 시작된 뒤 1년4개월이 지난 2023년 12월6일에야 통과됐다.
예비타당성 조사가 마무리되고 착공을 위한 용역이 시작된 만큼 광해광업공단은 새만금 핵심광물 비축기지 조성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광해광업공단이 조달청으로부터 빌려 사용하고 있는 군산비축기지의 포화도가 98.5%에 이르기 때문이다.
군산비축기지의 높은 포화도는 2019년 수립한 광물 관리 체계 일원화 계획에도 차질을 발생시키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24일 광해광업공단과 조달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달청이 보관하고 있는 희소금속 9종을 광해광업공단으로 이관해야 하지만 예산과 장소 부족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광해광업공단은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지적을 받은 후 지난해 11월14일 조달청이 보유하고 있던 코발트 126톤(인천기지 67톤, 부산기지 59톤)을 군산비축기지로 이관받았다. 다만 나머지 8종(실리콘‧망간‧바나듐‧인듐‧리튬‧비스무트‧스트론튬‧탄탈럼)은 2029년까지 단계적 이관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광해광업공단을향해 핵심광물 비축이 공급망 안보의 중요한 부문으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2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황규연 한국광해광업공단 사장에게 “정부가 올해 2월 공급망 안정에 필요한 10대 전략 핵심광물을 지정했는데도 네모디뮴과 디스프로슘이 포함된 희토류만 비축돼 있고 흑연을 포함한 7개 광물은 구매하지도 않았다”고 추궁했다.
이어 “핵심 광물에 대한 비축이 부족하고 10대 전략 핵심광물 중에 성사된 계약은 코발트 1개 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황 사장은 홍 의원의 질의에 “10대 핵심광물 가운데 희토류가 5개 품목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5개 광물 가운데 4개 광물은 비축량을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며 “리튬 재고량이 5~6일분에 불과해 내년에는 최소한 30일분으로 비축을 늘리려 한다”고 답변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