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정부회의에 참석한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의장국을 맡은 아제르바이잔이 친환경 전환을 약속해놓고 천연가스 생산을 확대한 정황이 드러났다.
8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재생에너지 지난해 확대 약속을 내놓은 뒤 화석연료 생산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환경단체 글로벌 위트니스는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허가를 받은 사업을 종합하면 올해 연결기준 천연가스 생산량이 370억 톤을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 허가는 받았으되 생산을 하지 않고 있는 가스전들이 채굴을 시작하면 2033년 기준 연간 생산량이 430억 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모든 것을 종합했을 때 아제르바이잔의 올해부터 2033년까지 천연가스 생산량은 약 4110억 톤이다. 이로 인해 발생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억8100만 톤이 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도 1억 톤 이상 많다.
가디언은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12월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의 발표와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COP29 의장국 선임 당시 공식성명을 통해 “아제르바이잔은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풍력과 태양광 등 에너지 비중도 순조롭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로이터 등 외신들은 산유국의 기후총회 의장국 선임을 향한 우려를 일축한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위트니스는 이 같은 천연가스 증산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천연가스 부재를 틈타 유럽시장을 공략하려는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도미닉 에글톤 글로벌위트니스 선임 캠페이너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기후붕괴를 향해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석연료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아제르바이잔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기게 됐다”며 “기후정책을 세울 때는 기후리더들이 필요한 것이지 화석연료로 수익을 올리려는 장사꾼들에게 맡겨선 안된다”고 말했다.
아제르바이잔은 현재 화석연료 대기업 BP의 투자를 받아 두 개의 신규 유전과 하나의 천연가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