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언론에서 TSMC의 2나노 반도체 파운드리 수주 성과를 두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대만 타이중에 위치한 TSMC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공장. < TSMC > |
[비즈니스포스트] TSMC가 2025년 도입을 계획한 2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 수주 성과를 두고 대만언론에서 이미 낙관적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관련 기술이 불안정하고 인텔의 첨단 공정 양산은 늦어지고 있어 TSMC가 당분간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18일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TSMC와 삼성전자, 인텔이 주도할 2나노 이하 파운드리 기술 경쟁을 두고 업계에서 다양한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는 모두 2025년부터 2나노 반도체 위탁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텔도 비슷한 시기 18A(1.8나노급) 파운드리 공정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일보는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반도체와 같은 분야에서 미세공정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TSMC가 여전히 대부분의 수주 물량을 차지할 것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TSMC의 기술 개발과 생산 투자가 모두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2나노 도입 이후에도 현재의 파운드리 시장 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3나노 등 신공정 기술을 앞세워 애플과 엔비디아, AMD와 퀄컴, 인텔과 미디어텍 등 다수의 대형 고객사 위탁생산 물량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부터 처음 도입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장점으로 앞세워 수주 성과를 점차 확대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GAA는 반도체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새 트랜지스터 구조를 도입하는 기술로 TSMC는 이를 2나노 공정부터 활용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다만 경제일보는 대만 경제연구소 전문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삼성전자 3나노 GAA 공정은 아직 수율이 불안정해 고객사를 거의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연구원은 퀄컴이 삼성전자 대신 TSMC 파운드리로 신형 모바일 프로세서를 생산하기로 한 점을 예시로 들며 삼성전자가 단기간에 TSMC의 고객사를 빼앗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엔지니어들이 3나노 미세공정 웨이퍼(반도체 원판)을 들고 있다. <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GAA 기술을 TSMC보다 수 년 일찍 도입했음에도 파운드리 수주에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만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인텔 역시 최신 미세공정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양산 기술은 TSMC와 비교해 뒤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TSMC의 고객사들이 다른 파운드리 업체와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이유는 TSMC와 가격 협상에서 압박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등 고객사가 TSMC뿐 아니라 삼성전자 및 인텔 파운드리와 협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실제로 위탁생산 업체를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협상 전략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주요 고객사들이 반도체 생산에 리스크를 안기 어려워져 TSMC 2나노 공정을 적극 도입하려 할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TSMC가 2나노 경쟁에서도 삼성전자와 인텔에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셈이다.
대만언론들은 이처럼 TSMC 파운드리 기술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보도를 최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TSMC와 삼성전자, 인텔 사이 파운드리 경쟁을 조명하는 기사에서 TSMC가 주요 고객사 수주 물량을 빼앗길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TSMC가 대만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기업인 만큼 대만언론도 자연히 이런 시나리오를 견제하는 기사를 내놓으며 여론전을 주도하고 있다.
경제일보는 “TSMC 2나노 반도체공장은 내년 4월 장비 반입을 시작해 2025년 양산을 순조롭게 준비하고 있다”며 “이미 시범 생산을 앞두고 있는 단계”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