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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 부진 지속, '한종희 1년' 실적개선 돌파구 찾기 고전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3-10-31 15: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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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 부진 지속,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701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종희</a> 1년' 실적개선 돌파구 찾기 고전
▲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이 생활가전사업부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가 2023년 3분기 수익성이 다시 악화되면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가 3분기 매출 감소에 비해 영업이익 하락의 폭이 커진 것은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에서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종희 부회장이 디지털VD(TV)사업부장과 생활가전(CE)사업부장을 겸임하는 체제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전사업을 이끌 사장급 임원을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31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실적보고서를 살펴보면 2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한 사업부문은 생활가전사업부 밖에 없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는 올해 3분기 매출 6조3900억 원을 냈다. 2분기와 비교하면 11%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의 하락폭은 더욱 큰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 생활가전/VD(TV)사업에서 3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2분기 영업이익 7400억 원과 비교하면 48%나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TV와 가전사업 영업이익을 따로 구분해 발표하지는 않는다. 다만 3분기 삼성전자 TV사업은 가전과 달리 2분기보다 매출이 1% 증가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가전사업에서 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는 가전사업의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경쟁사 대비 삼성전자의 실적은 부진했다.

경쟁사인 LG전자 H&A(가전)사업부는 3분기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영업환경을 맞았지만 2분기 대비 매출은 6%, 영업이익은 16% 감소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률로 비교해도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의 실적악화는 심각하다.

삼성전자의 3분기 가전/VD(TV) 영업이익률은 2.77%로 , LG전자 H&A(생활가전)/HE(TV)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률 5.58%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LG전자 H&A사업부의 영업이익률만 따로 놓고 보면 6.8%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사업의 수익성 차이는 프리미엄 제품군의 경쟁력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비스포크 프리미엄 제품군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의 글로벌 출시로 프리미엄 가전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종희 부회장은 올해 3월 ‘비스포크 라이프’ 미디어데이에서 “비스포크 가전은 프리미엄에 집중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가전은 가격만 높은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찾는 제품이어야 한다고 보고 가성비, 가심비 등 MZ 세대들이 찾을만한 제품을 앞으로 더 많이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익수 삼성전자 가전사업부 전략 마케팅팀장도 미디어데이에서 “올해 삼성전자의 전체 가전 판매에서 비스포크 비중은 국내에선 두 대 중 한 대, 미국에선 네 대 중 한 대를 목표로 한다”며 “프리미엄을 확대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 부진 지속,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701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종희</a> 1년' 실적개선 돌파구 찾기 고전
▲ 삼성전자가 2023년 10월25일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에 위치한 한옥 갤러리 '지우헌'에서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의 특별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하지만 글로벌 가전 수요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가전 판매를 확대하기는 녹록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경쟁사들이 이미 어느 정도 고급 가전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상황에서 이를 뒤집으려면 확실한 무기가 필요한데 삼성전자는 세탁기, 냉장고 등 주요 가전에서 시장을 선도할 만한 제품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올해 8월28일부터 9월26일까지 네이버쇼핑 가전 부문에서 12개 제품군별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은 360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LG전자는 586개 제품이 오른 반면 삼성전자는 490개에 그쳤다. 

특히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등을 중심으로 200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LG전자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더구나 삼성전자 가전사업부는 지난해부터 제품 품질문제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2022년 8월 국내에서 세탁기 강화유리가 잇달아 파열되는 사고해 무상 리콜을 진행했고 최근에는 미국에서 냉장고 문제가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는 현지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종합일간지 USA투데이는 10월25일 “많은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냉장고의 온도 센서 결함을 언급하며 냉장고 뒷면 내부에 얼음이 쌓인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가전사업부는 2022년 말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 내 키친개발그룹과 리빙개발그룹 2개 팀을 냉장고, 조리 기기, 식기세척기, 의류 케어, 청소기 개발그룹 등 5개 팀으로 세분화하는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이는 가전시장에서 경쟁력을 다시 강화하기 위해 내려진 조치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를 두고 한종희 부회장의 업무 범위가 너무 넓어 가전사업에 집중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가전사업부장까지 겸임하고 있어 아무래도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재승 삼성전자 가전사업부장 사장이 2022년 10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하면서 한 부회장은 1년 가까이 VD사업부장과 가전사업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판매 정책, 운영 효율화를 등을 통해 2024년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가전사업 수익성 개선과 관련한 질의에 “프리미엄 중심의 매출 개선 추진과 동시에 경영에 부담됐던 코로나19 부품 재고를 소진하고 경쟁력 있는 선사와 물류 계약을 통해 사업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추진 중인 모델 효율화, 부품 표준화 및 공용화, SCM(공급망 관리) 개선 등도 곧 가시화할 것으로 보여 2024년에는 실적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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