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비즈니스포스트] 하나은행이 인도네시아에서 안정적인 실적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네이버 라인(LINE)과 손잡고 출범한 디지털 은행을 바탕으로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꾸준히 확대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확대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하나은행> |
29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법인은 상반기에 순이익 194억8800만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 증가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2020년 하반기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으면서 성장세가 크게 꺾였으나 2022년부터 다시 실적 증가세를 다시 이어가고 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순이익 규모는 2020년 475억4600만 원에서 2021년 175억2천만 원으로 크게 줄었다가 2022년 515억6300만 원으로 반등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하나금융그룹의 전체 경영 전략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이승열 행장으로서는 인도네시아 법인의 실적 증가세가 반가울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하나은행 해외법인 가운데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하나금융그룹은 해외수익 비중을 4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어 인도네시아 법인의 역할도 그만큼 중요하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실적 성장을 가져온 핵심 동력으로는 ‘라인뱅크’가 꼽힌다.
라인뱅크는 하나금융그룹이 2021년 6월 네이버의 글로벌 모바일플랫폼 ‘라인(LINE)’과 협업해 인도네시아에 출범한 디지털 은행이다.
인도네시아는 1만8천여 개 섬으로 돼 은행 서비스가 미치지 않는 곳이 많다. 고객들이 디지털 은행에 높은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는데 이런 가운데 하나은행이 라인뱅크의 서비스 범위를 꾸준히 확대하면서 라인뱅크 고객 수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라인뱅크는 지난해 5월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하면서 여신과 수신 모든 영역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안면인식(Face Recognition)을 활용한 본인확인 서비스를 도입했고 최근에는 AI(인공지능)을 통한 펀드 추천과 비대면 펀드 가입이 가능한 ‘하나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선보였다.
라인뱅크는 물론 라인 플랫폼 덕도 톡톡히 누린 것으로 보인다. 라인 플랫폼은 인도네시아에서만 월간이용자 1500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라인뱅크는 인도네시아 법인의 리테일(소매금융) 고객 유치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이 5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쇼핑몰에서 열린 라인뱅크와 삼성전자의 혁신 금융 체험 행사에서 라인뱅크 직원들과 대출 연계 간편결제를 경험해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
하나은행에 따르면 라인뱅크 누적 신규 고객 수는 지난해 6월 50만 명에서 올해 6월 62만 명으로 1년 사이 12만 명 증가했다.
이승열 행장은 인도네시아에서 라인뱅크의 서비스 범위를 꾸준히 확대하는 등 라인뱅크 중심의 디지털 전략에 계속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는 무엇보다 디지털 은행의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15세 이상 인구의 49%만이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고 인구의 절반 이상이 1980년대 이후 출생자로 이들은 디지털기기 사용에 능숙하다는 특징이 있다.
하나은행은 우선 하반기에 게임 등 재미(Fun) 요소를 가미한 적금상품을 출시하고 제휴 채널을 확대하는 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5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삼성전자와 혁신 금융 체험 행사를 개최했는데 이때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현지 플랫폼 및 빅테크 기업 등과도 제휴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