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행동주의 펀드 KCGI가 DB하이텍 지분 7.05%를 취득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와 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경영진에 문제를 제기했다.
KCGI는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DB하이텍이 반도체 분야 특화 공정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지위를 다지고 있지만 기업가치는 극도로 저평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 강성부 대표(사진)가 이끄는 행동주의펀드 KCGI가 DB하이텍 지분 7.05%를 취득하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언에 나섰다.
KCGI는 아울러 DB하이텍이 단행한 물적 분할 결정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점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DB하이텍은 최근 물적분할을 통해 파운드리 4조 원, 팹리스 2조 원 등 기업가치를 6조 원 규모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KCGI는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경영진의 진취적 의지는 환영하면서도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액주주들과 상당한 반목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KCGI는 “기업분할은 시급을 다투는 일이 아니므로 시간을 두고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주주총회에서 지배주주가 제외된 일반주주들만의 표결(Majority of Minority)을 구하는 절차를 통해 이뤄졌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KCGI는 DB하이텍의 배당확대 방안과 1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에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소각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KCGI는 “DB하이텍의 자사주 매입이 우호지분 확보 등 다른 목적으로 활용되어서는 안된다”며 “자사주 매입은 소각까지 이뤄졌을 대 비로소 주주가치로 환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DB하이텍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 어떤 대상과도 협력할 용의가 있다는 점도 밝혔다.
KCGI는 “올바른 지배구조 확립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경영진, 대주주, 일반주주 등 어느 누구와도 열린 자세로 소통하고 협조할 것이다”고 말했다.
KCGI는 강성부 대표가 이끌고 있는 사모펀드로 앞서 한진칼과 오스템임플란트를 대상으로 주주 행동주의 활동을 펼친 바 있다.
강성부 대표는 1973년 태어나 연세대학교 경제학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를 시작으로 2004년에는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을 지냈고 2011년에는 같은 회사의 채권분석팀장을 역임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을 맡았다.
강 대표는 2005년 발간한 ‘한국 100대 기업 지배구조도’를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발간해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을 이끈 바 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