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미국 은행 위기와 같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서울시 중구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세계 경제가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상황에서 벗어나 고강도 통화 긴축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미국 중소형 은행 위기와 같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높은 경계심을 갖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23일 서울시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정부와 한국은행은 24시간 관계기관 합동 점검 체계를 통해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우리 금융 시스템 및 금융회사 전반의 건전성을 상시 점검하겠다"며 "필요한 경우에는 이미 마련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히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계기업, 취약 부동산 사업장, 다중채무자 등 금융 취약 부문의 잠재 리스크가 시장 불안과 맞물려 현실화하지 않도록 관계기관이 함께 철저히 관리해나가도록 하겠다"며 "금융권 스스로도 불확실성에 대비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충분한 충당금 적립 및 자본 확충 등 손실 흡수 능력을 제고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이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을 관계기관이 함께 점검하기 위해 열렸다.
추 부총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과 관련해 "지난 2월에 이어 통화 긴축 속도를 조절했다"며 "향후 금리 인상 경로도 기존의 지속적 금리인상 문구를 삭제하고 경제·금융상황을 고려하며 추가 인상 필요성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새벽 국제금융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하락했으나 연준의 정책 기조 변경에 대한 기대가 약화하면서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불러온 글로벌 금융 불안과 관련해서는 "각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라며 "우리 금융시장도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은 이번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외환시장도 변동성이 완화돼 환율이 1300원 수준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으며 회사채·단기금융시장도 큰 변동 없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