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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파운드리가 만들면 인텔이 조립하는 시대, 삼성전자 기회일까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3-03-0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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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과거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칩을 더 작고 정교하게 만드는데 몰두했다.

칩이 작아질수록 신호가 빨라지고 소모 전력이 줄어 고성능 교효율 반도체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크기를 줄이는 것이 힘들어지자 이후 방향을 수정해 회로를 더 얇고 정교하게 그리기 시작한다.

이처럼 반도체의 크기와 밀도로 승부를 보는 혁신기법을 스케일링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반도체 스케일이 10나노 이하로 가면서 스케일링 난도가 점점 힘들어졌다. 그래서 파운드리 업계는 여러 칩을 결합한 칩렛에 기대를 걸고 있다.

칩렛이 무엇이고 경쟁자인 인텔과 TSMC 그리고 삼성전자가 왜 칩렛 동맹을 만들려고 하는지 알아본다. 칩렛의 시대에 삼성전자에게 주어진 기회와 위협은 무엇인지도 생각해본다.

칩렛은 어려 반도체칩을 쌓거나 연결해 하나의 큰 반도체칩 역할을 하도록 만든 것이다. 최근 뛰어난 성능으로 화제를 모은 애플의 M1칩이 대표적이다.

칩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칩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칩의 표준화가 선행돼야 하며 여러 칩을 하나의 칩으로 작동하게 할 고도의 설계, 패키징 기술도 필요하다.

이 과정을 지휘하는 중책을 맡기에 기존 파운드리 기업과 그 협력사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반도체 설계 기술력과 자본력을 보두 갖춘 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 지금 그 역할을 저차한 곳이 미국의 종합 반도체 기업 인텔이다.

그동안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 TSMC와 직접 경쟁한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는데 방향을 조금 변경해 파운드리 기업이 만든 칩을 칩렛으로 조립하는 세계 최대 후공정 기업이 된다는 그림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TSMC도 긍정적으로 화답하면서 이른바 칩렛 동맹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칩렛은 현재 파운드리 업계의 화두인 반도체 수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회로판의 크기를 늘리면 수율이 급격히 낮아지는데 표준화된 칩을 여럿 만들어 이어붙이는 개념이 되면 구태여 그럴 필요가 없이 고장난 칩만 바꿔 끼워면 된다.

파운드리 기업들이 여기에 동참하는 것은 이들 역시 스케일링 모델의 한계를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운드리 업계는 2022년 5나노급 반도체에서 3나노로 가면서 비용은 50% 증가했으나 성능 향상은 이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언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2년 초 3나노 반도체 초기 수율이 10%에 불과했다고 전해진다. 앞으로 2나노, 1나노 급 반도체 공정으로 가면 이 비효율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칩 표준화 시대가 온다면 더이상 스케일링에 목맬 필요가 없기에 숨막히는 스케일링 경쟁을 이어갈 필요가 줄어드는 셈이다.

고객이 늘어난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 애플처럼 자신에게 필요한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칩이 표준화되면 자동차나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스스로 반도체를 설계하는 것이 쉬워지고 시장이 커져 결국 파운드리 기업의 일감도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그만큼 후발주자들과 차별화 할 여지도 줄어들 수 있다. 표준화된 칩을 싸게 제때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세계 크고 작은 파운드리 기업들이 삼성전자를 따라잡는 것은 그저 시간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설계부터 생산(선공정) 포장(후공정)까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인텔이 주도권을 쥔다면 삼성전자는 표준화된 칩 공급사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끝으로 반도체 굴기를 통해 삼성전자를 바짝 쫒아오고 있는 중국기업들의 위협도 생각해봐야 한다. 중국 역시 칩렛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중국은 7나노급에서 헤메고 있는 자국 파운드리업계의 한계를 깨기 위해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그 결과 중국이 패키징 분야만큼은 한국을 압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파운드리산업 내부의 주도권을 진 쪽은 칩을 더욱 정밀하게 만드는 선공정이었는데 칩렛 시대에는 이를 조립하는 후공정이 중요해진다.

삼성전자가 자체적인 후공정 분야 투자를 늘리는 까닭도 이 때문일 수 있다. 2022년 12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어드밴스드 패키징사업화TF를 정식 팀으로 승격, 첨단 패키지팀으로 만드는 등 홀로 설 준비도 하고 있다. 2022년 11월에는 패키징을 활용해 성능과 용량을 기존보다 2배 높인 그래픽 메모리반도체를 개발하기도 했다.

반도체 파운드리업계의 패러디임이 변하려고 한다. 삼성전자는 과거 칩을 만드는 선공정에 집중해 성과를 거뒀는데 새로운 질서 아래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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