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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노선 바꾸는 일본은행, 상반기 원화가치 상승 지렛대될까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 2023-01-06 13: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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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노선 바꾸는 일본은행, 상반기 원화가치 상승 지렛대될까
▲ 일본은행이 올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달러 가치가 하락해 원/달러 환율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일본 도쿄에 위치한 일본은행 본부 건물. <위키피디아>
[비즈니스포스트] 일본은행이 올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원화가치 상승에 지원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20일 장기 국채금리의 변동 상한을 0.25%에서 0.5%로 올리며 사실상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인플레이션과 엔화 약세로 일본 내 물가가 상승하고 있어 더 이상 일본은행이 저금리 정책을 고수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새 일본은행 총재가 임명되면 일본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본격적으로 금리인상에 돌입할 수 있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전환으로 일본 기준금리가 상승세를 보인다면 달러 약세로 원/달러 환율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저금리 정책 비판인사가 차기 일본은행 총재 유력 후보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퇴임하는 4월부터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구로다 총재의 임기가 끝나고 새로운 총재가 부임하게 되면 일본은행의 정책 기조에 점진적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일본은행 총재 임명권을 쥔 기시다 총리는 치솟는 물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4월 취임하는 새 일본은행 총재에게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2022년 11월 일본의 근원소비자물가지수는 1981년 2차 석유파동 이후 처음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7% 상승했다. 

급등하는 물가에 내각 지지율도 낮은 상황이다. 

지난해 12월18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25%로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아베노믹스의 통화완화 정책을 폐기하고 금리를 인상하기를 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0일 일본은행이 장기금리 상한을 높인 조치도 기시다 총리의 뜻이었다는 시선이 나온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해 9월22일 금융정책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금리를 인상할 일은 없다”고 발언했다. 곧바로 엔/달러 환율은 145엔대까지 오르며 엔의 가치가 하락했다. 

그러자 11월10일 기시다 총리는 구로다 총재를 총리 관저로 불러들여 ‘쓸 데 없는 발언은 회견에서 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1달 반이 지난 12월20일 일본은행은 사실상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처럼 올해 4월 구로다 총재의 후임으로 자신의 정책 의도에 부합하는 인물을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지난해 12월28일 야마구치 히로히데 전 일본은행 부총재가 유력한 차기 총재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야마구치 전 부총재는 그동안 아베노믹스와 구로다 총재의 통화완화책을 비판해 온 인물이다.

따라서 기시다 총리가 야마구치 전 부총재를 차기 총재로 임명해 금리인상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탄지 노리아츠 미즈호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20일 리포트에서 “이번 결정은 구로다 총재가 물러난 뒤 금리를 인상하기 위한 포석이다”며 “2023년 4월 새 총재가 취임하면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검토를 한 뒤 6월 즈음 금리를 인상할 것이다”고 말했다.

◆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원/달러 환율에 영향은?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달러 가치가 하락해 원/달러 환율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20일 일본은행의 조치가 있자마자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하락해 엔/달러 환율은 조치발표 직전 137엔대에서 132엔대까지 떨어졌다. 이번 달 3일엔 한때 129엔대까지 떨어지며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도 이에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12월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일본은행의 조치가 있은 뒤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며 전날 종가 대비 13.3원 하락한 1289.6원에 장을 마쳤다. 

이런 추이를 반영하면 4월 새 일본은행 총재가 부임한 뒤 일본금리가 인상되면 원/달러 환율도 덩달아 하락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 행보가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연준은 줄곧 금리 인상을 단행해 왔다. 최근엔 금리인상의 폭을 줄였지만 올해에도 여전히 통화긴축 기조는 이어갈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선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이미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기 시작했고 통화긴축을 유지하면 경기가 침체될 수 있으므로 연준이 조만간 긴축기조를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월3일 “물가 둔화 및 고용시장 약화 추세가 지표를 통해 확인된다면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달러화도 더욱 약세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연준이 통화긴축을 완화하면 원/달러 환율은 더욱 하락할 수 있다. 반면에 긴축기조가 이어지면 달러화 가치가 상승해 원/달러 환율은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연준의 정례회의에 해당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월31일부터 2월1일에 걸쳐 진행된다. 여기에서 연준이 향후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갈지 완화할지 정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올해 FOMC가 열리는 2월과 신임 일본은행 총재가 정해지는 4월이 원/달러 향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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