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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리인상 '속도조절' 요인 많아, 이창용 올해 마지막 선택은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2-11-22 15: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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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매파적 발언을 하고 있으나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둔화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도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등 대내외적 금융시장에서 통화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리인상 '속도조절' 요인 많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78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창용</a> 올해 마지막 선택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매파적 발언을 하고 있으나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을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에 올해 마지막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 총재가 0.5%포인트 금리인상 대신에 0.25%포인트 수준의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이 늘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내외적 금융시장의 변화에 따라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가파른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이 총재는 물가를 잡기 위해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 총재는 11일 열린 국제콘퍼런스 연설에서 “긴축적 통화기조를 유지함으로써 물가안정 기조를 공고히 하고 인플레이션 수준을 낮추는 것은 여전히 한국은행의 우선과제다”며 금리인상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은행 통화정책에 영향을 주는 금융시장의 다양한 요인들에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는 각각 예상예상치를 밑도는 상승률을 나타내면서 둔화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은 한층 힘을 받기 시작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여전히 기준금리를 올려야겠지만 통화정책 결정에 매우 신중할 수 있는 합리적 지점에 있다”며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실었다.

한국은행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선다면 한국은행도 금리인상 속도를 올릴 필요성이 줄어드는 셈이다.

한국은행의 가파른 금리인상의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하던 원/달러 환율도 조금씩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400원을 웃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한 달여 만에 1300원대로 내려가 현재 135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게다가 금융통화위원들 사이에서 자금시장의 안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시선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레고랜드 사태와 일부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미행사 우려 등으로 빚어진 자금시장의 유동성 경색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공격적 금리인상은 시장에 또 다른 부담을 주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기영 금융통화위원은 11일 한국은행 금요강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물가를 걱정하다가 어느 순간 환율이었다가 지금은 금융시장 안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경 금융통화위원도 15일 정책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것은 당연하지만 긴축 폭과 속도는 상황을 봐가면서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을 언급한 박기영,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에 더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5%포인트 인상 대신에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던 주상영, 신성환 금융통화위원까지 합하면 통화정책 속도조절에 무게를 두는 금융통화위원들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다수를 점하게 된다.

이 같은 영향을 받아 이 총재와 금융통화위원들은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포인트 수준의 금리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0%가 이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다만 한국은행이 이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행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다 하더라도 미국 연준이 다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크게 올리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다시 크게 벌어질 수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1%포인트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포인트를 올려도 연준이 12월에 최대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면 격차는 최대 1.5%포인트까지 커질 수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시장도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하고 있는 만큼 금리 결정이 발표되면 시장은 안도할 것이다”면서도 “다만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에도 경기 침체를 우려해 금리를 인하했던 1970년대 연준이 했던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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