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빙과회사들이 이른 더위로 성수기를 맞았지만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빙과시장은 전체규모가 매년 줄어들고 있는데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와 편의점 자체브랜드 상품 등 진입은 확대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빙과시장은 롯데제과와 빙그레, 해태제과, 롯데푸드 차례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 소비감소에 경쟁심화, 산 넘어 산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와 빙그레, 해태제과, 롯데푸드 등 주요 빙과회사들이 빙과류 소비감소와 경쟁강화, 빙과 특유의 유통구조 등의 영향으로 수익개선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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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왼쪽)와 박영준 빙그레 대표. |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빙과시장은 2012년 1조9700억 원 규모에서 지난해 1조5천억 원까지 줄어들었다. 올해 1~4월 빙과 판매량도 지난해 1~4월보다 4~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빙과회사들은 수익개선을 위해 최근 줄줄이 가격을 인상했지만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제과가 3월 가장 먼저 ‘월드콘’과 ‘설레임’ 2종의 용량을 늘리면서 가격을 100원 인상했다. 뒤이어 해태제과와 롯데푸드, 빙그레도 가격인상에 동참했다.
하지만 빙과류는 가격인상 이후에도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 할인점에서 이른바 ‘미끼상품’으로 활용되며 싼 값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할인의 부담은 여전히 빙과회사가 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빙과류는 냉동비용이 들기 때문에 재고를 쌓아둘 수 없어 빙과회사들이 헐값이라도 유통업체에 파는 것”이라며 “가격정찰제 시행의 실패처럼 가격인상도 중간유통회사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나마 롯데제과와 빙그레, 해태제과와 롯데푸드는 각 회사의 대표 스테디셀러로 별다른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 견고한 매출을 거둬왔는데 이마저 상황이 바뀌고 있다.
롯데제과는 죠스바(1983), 스크류바(1985), 월드콘(1986) 등을 판매하고 있다. 빙그레의 대표상품은 1974년부터 판매한 투게더를 비롯해 비비빅(1975), 더위사냥(1989) 등이 있다.
해태제과는 누가바(1976)와 바밤바(1976), 롯데푸드는 빠삐코(1981)와 돼지바(1883) 등이 오랜 시간 꾸준히 판매된 주력상품이다.
고급 디저트시장이 최근 급부상하면서 빙과류에도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또 편의점업계가 PB상품으로 빙과시장을 공략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편의점 CU는 아이스 디저트 ‘미스 과일바’와 고급 디저트 ‘프라페’ 4종을 내놨다. GS25는 ‘25%망고빙수’와 ‘라벨리악마빙수’ 등을 내놨는데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편의점 위드미는 최근에 세계 최초 숙취해소 빙과인 ‘견뎌바’를 선보였는데 5월에 위드미 아이스크림 판매량 순위에서 독보적인 1위였던 롯데제과의 월드콘을 뛰어넘기도 했다.
◆ ‘프리미엄’ 빙과 확대
빙과회사들은 소비자들의 입맛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더 이상 기존 인기제품에만 의존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빙과회사들은 ‘고급화’를 앞세워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섰다.
국내 프리미엄 빙과시장은 지난해 9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일반 빙과시장이 매년 줄어드는 것과 달리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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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왼쪽)와 이영호 롯데푸드 대표. |
빙그레는 2005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끌레도르’를 처음 내놨는데 최근 브랜드 새단장을 통해 콘류의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컵과 바류의 신제품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빙그레는 올해 1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14%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끌레도르 리뉴얼과 빙과 신제품 출시, 광고비 증가로 각각 41.1%, 33.3% 줄어들기도 했다.
빙그레는 지난해부터 생과육이 들어간 프리미엄 빙과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5월 과일 빙과인 '슬라이스 팝'을 내놨다.
롯데푸드도 4월에 딸기과육 20%와 과즙 10%가 들어있는 ‘리얼딸기 아이스바’를 선보였다. 앞으로 추세에 맞춰 생과육 프리미엄 빙과를 다양한 과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롯데푸드는 지난해 10월 고급디저트인 마카롱을 적용한 ‘마카롱 아이스바’를 내놔 한차례 인기를 얻었는데 3월 다시 한번 디저트 콘셉트를 앞세운 ‘브라우니&바’를 출시하기도 했다.
해태제과는 2014년 이탈리아 134년 전통의 아이스크림 회사인 ‘빨라쪼 델 프레도’를 인수해 직접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매출 1천억 원을 목표로 매장확대에 힘쓰고 있다.
롯데제과는 올해 4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본젤라또’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 ‘하겐다즈’를 제쳐 주목받았다.
하겐다즈는 국내에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 들어온 1990년대부터 올해 3월까지 20여 년 동안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시장 1위를 지켜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