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태양광)이 7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의 늪에서 벗어나 올해 3분기에는 분기 단위 흑자전환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발전 효율을 높인 태양광셀 생산을 통해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영향을 줄여 내년 이후 수익성 안정화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 탑콘(TOPCon) 셀 구조. <한화큐셀> |
28일 한화그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앞으로 5년 동안 국내 에너지 분야 투자액 4조2천억 원 가운데 상당 부분이 태양광제품 고도화에 사용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그룹은 핵심 계열사 한화솔루션을 앞세워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최신 생산시설을 구축해 우리나라를 고효율 태양광제품의 ‘글로벌 핵심 생산기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이구영 사장은 한화솔루션 태양광제품 고도화를 위해 우선 발전 효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기존 태양광셀보다 성능을 향상한 '탑콘(TOPCon)' 셀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탑콘 셀은 기존 태양광 셀에 얇은 실리콘 산화막을 입힌 것이다.
탑콘 셀은 기존에 생산하던 퍼크 셀에서 발생하는 전류 손실을 줄인 제품으로 퍼크 셀보다 1%가량 높은 발전 효율을 낸다. 이로 인해 태양광전지 출력은 4% 개선될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국내에 탑콘 셀 생산설비 신설을 결정했는데 이는 2017년 뒤 5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셀 생산설비에 투자하는 것이다. 탑콘 셀 생산설비 구축 및 안정화를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탑콘 셀을 생산한다.
또 탑콘 셀 생산설비는 기존 퍼크 셀 생산설비 일부를 활용할 수 있어 설비투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화솔루션은 국내에서 생산한 탑콘 셀을 모듈로 만드는 설비를 미국에 동시에 짓기로 했다.
이 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화솔루션은 대표적 태양광 사업자로서 국내에서는 선제적 투자를 통해 기술 기반의 제품을 양산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차세대 태양광셀로 꼽히는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 양산 목표 시점을 2025년으로 잡았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하나의 음이온과 두 개의 양이온이 결합돼 규칙적 입체구조를 나타내는 물질로 탠덤 셀은 실리콘 태양광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쌓는 형태로 제작된다.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은 최대 발전효율을 최대 44%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태양광 셀 제품의 발전효율(29%)을 1.5배 이상 높이는 것이다.
발전 효율을 높이는 기술개발은 원자재(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등)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 태양광셀 수익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이 사장이 발전 효율을 높이는 데 힘쓰는 이유가 한화솔루션 태양광사업 수익성 확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태양광전지 제조원가는 총생산량 대비 투여비용으로 볼 수 있다”며 “지금처럼 투여비용이 높아진 사업 환경에서 발전 효율을 높이는 태양광 기술개발이 곧 원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셈이다”고 말했다.
올해 3분기부터 한화솔루션 태양광사업은 길었던 영업적자 탈출을 바라보고 있다. 4분기 역시 영업 흑자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흑자전환 전망의 주요 원인은 원자재 가격 하락 안정화다.
이를 보면 이 사장이 발전 효율 향상에 힘쓰는 일은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성을 갖추려는 뜻으로 읽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태양광사업에서 2020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됐는데 올해 3분기 소폭이지만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에너지안보’가 부각되며 재생에너지인 태양광 설치량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태양광셀과 모듈의 판매가격 상승을 불러오지만 역시 근본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시선이 많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보고서를 보면 태양광셀 앞단의 잉곳과 웨이퍼는 중국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태양광사업 적자의 주요 요인이었던 원자재 가격 상승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으로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이 사장은 발전 효율에 박차를 가해 내년 이후 원자재 가격 등 시장 환경에 영향을 덜 받는 안정적 수익구조를 만드는데 힘쓰고 있는 셈이다.
이 사장은 1990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한화케미칼, 한화큐셀 미국 법인장,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대표이사를 거쳤다.
2021년 8월 한화솔루션 태양광사업이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볼 때 큐셀부문 대표이사에 선임된 만큼 태양광사업 흑자전환과 흑자기조 안착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관계자는 “시장의 예상처럼 3분기 흑자전환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발전 효율이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기술개발에 꾸준히 힘쓰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