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종 메이븐플러스 대표가 8일 서울 성동구 메이븐플러스 사무실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잠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돌봄이 필요한 분들이 음식, 의료 등 필요한 서비스를 집에서 편리하게 이용하고 안정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완성하고 싶다.”
김원종 메이븐플러스 대표는 8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메이븐플러스 사무실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나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뜻을 이렇게 표현했다.
메이븐플러스는 병원동행서비스 ‘고위드유’와 출장요리서비스 ‘몽셰프’를 운영하는 회사다. 2019년 설립됐고 2020년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사명도 전문가를 뜻하는 메이븐(Maven)과 플러스를 합친 것이다. 더 나은 삶을 돕는 전문가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대표적 서비스인 고위드유는 여러 이유로 병원 방문이 어려운 이들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병원동행매니저가 고객의 집을 방문해 병원 이동, 진료, 병원 행정업무, 약품 수령, 귀가까지 모든 진료 과정을 함께하게 된다.
이용자는 시간당 2만2천 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진료받은 내용은 보호자에게도 전달된다. 서울, 인천 등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 광주 등 지방 대도시에서도 서비스가 제공된다. '고위드유' 사이트에 접속하면 신청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서울아산병원 엔지니어를 시작으로 노바티스,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 등 국내외 기업에서 20년 이상을 근무했다. 제품포장 회사인 실드에어에서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다양한 회사에서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면서 이러한 기회를 얻었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 컸다”며 “이후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나의 소명이 무엇인지 등을 고민하다가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돕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메이븐플러스의 첫 시작은 셰프들의 출장요리를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연결하는 몽셰프 서비스였다. 식당을 새로 개업한 뒤 자리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는 셰프들에게 홍보와 수익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서비스를 내놨다.
김 대표는 “몽셰프 서비스가 생각보다 빠르게 시장의 반응을 얻었고 여전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주로 가족행사나 기업행사 등에 이용된다”고 말했다.
이후 김 대표는 병원진료를 받기가 여의치 않은 장애인이나 어르신들의 문제에 관심을 지니게 됐다.
김 대표는 “저희 아버지가 고령이신데 병원에 다녀오신 뒤에도 진료를 잘 받으셨는지, 검사 결과는 어땠는지 등을 알기가 쉽지 않았다”며 “한 직원은 지방에 계신 부모님의 병원진료를 돕기 위해 이틀간 휴가를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정기적으로 병원진료 및 치료를 받아야함에도 병원에 방문하기가 어려워 진료를 미루거나 포기하기도 한다. 아파트가 아닌 주택, 빌라 등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계단을 내려오는 것조차 쉽지 않다. 휠체어가 있다면 택시를 이용하기도 어렵다.
김 대표는 “몽셰프를 통한 서비스 경험을 살려 곧바로 병원동행서비스 테스트를 시작했는데 첫날부터 부모님 병원진료를 받느라 연차를 모두 소진해 서비스 이용을 원한다는 문의를 받았다”며 “누군가에게는 아주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병원동행서비스인 고위드유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하게 됐다. 병원동행매니저라는 용어도 처음 만들었다.
메이븐플러스는 병원동행서비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요양사, 간호사, 조무사, 사회복지사 등을 병원동행매니저로 확보했다. 전국 약 100명의 병원동행매니저가 활동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자체 검증절차를 만들고 인터뷰 등을 거쳐 병원동행매니저를 선정한다”며 “또 병원동행서비스 항목 체계화, 사후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안전한 동행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21년에는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받는 성과도 거뒀다.
김 대표는 "많은 수익을 내고 투자를 받으며 급성장하는 것보다 속도가 느리더라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좋은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이용자의 안전하고 편안한 동행을 위해 차량을 이용한 이동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려 했지만 여객운수법에 저촉돼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다. 국내 여객운수법은 택시처럼 국토교통부로부터 면허를 받아야만 운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 김원종 메이븐플러스 대표. <메이븐플러스> |
김 대표는 “다행히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될 때 기존 규제를 면제해주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별도 법인인 ‘네츠모빌리티’를 설립해 차량 이동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거동이 불편한 고객이 병원진료를 목적으로 할 때만 제한적으로 네츠모빌리티의 차량 이동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츠모빌리티의 차량은 휠체어를 탄 채로 탑승이 가능하다. 앉은 채로 계단을 내려올 수 있는 전동식리프트도 구비하고 있다.
메이븐플러스는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고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김 대표는 "노인 인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데이터와 기술 기반으로 어르신 등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며 "이 과정에서 청년이나 경력단절여성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