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5G특화망'을 통해 B2B(기업간 거래)사업 기회를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3사는 그동안 사업모델 발굴이 이뤄지지 않아 B2B사업에 주로 쓰일 28GHz 고주파수 대역의 기지국 투자가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5G특화망이 28GHz 대역 관련 사업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통신망 구축 및 운용경험을 앞세워 개별기업의 5G특화망 구축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5G특화망은 통신사가 아닌 개별기업이 건물 등 특정 공간에서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물류, 로봇, 의료, 원격교육 등을 하기 위한 맞춤형 통신망이다.
개별 기업이 저마다 목적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5G통신 주파수 할당을 신청한 뒤 승인받는다. 과기정통부는 5G특화망을 ‘이음5G’로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개별기업은 통신장비 구입, 통신망 구축과 운영 등의 경험이 없는 만큼 5G특화망 사업을 하기가 만만치 않다.
이에 이통3사는 통신망 구축 및 운용경험을 앞세워 개별기업의 5G특화망 구축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일 CJ올리브네트웍스와 5G특화망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5G특화망 시장 공략 채비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향후 5G특화망 사업자로서 운용할 통신망에 양자내성암호(PQC)를 활용한 전용통신회선 서비스를 적용해 안정적이면서 보안성을 높이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KT도 최근 내부에 5G특화망 사업에 선보일 상품 발굴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 가운데 LG유플러스가 가장 먼저 5G특화망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는데 KT, SK텔레콤도 내부적으로 기업들의 5G특화망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역시 5G특화망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전력공사 등에 서비스 설명회를 열고 5G특화망 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SK그룹 계열사인 SK네트웍스서비스의 5G특화망 사업에 협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SK네트웍스서비스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전국 통신망을 유지보수하며 관련 사업경험을 쌓았다.
SK네트웍스서비스는 경남 창원 산업단지에 5G특화망 구축을 위해 2022년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네이버, LG CNS에 이어 3번째로 5G특화망 사업자 등록을 신청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엔터프라이즈부문 주요 고객사인 한전이 5G특화망 사업과 관련해 국내 1위 통신사인 SK텔레콤에 조언을 구했고 이에 관하여 설명한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통신업계에서는 이통3사의 5G특화망사업 참여 확대로 기업의 28GHz 대역의 주파수 활용사례가 늘어난다면 이통3사가 28GHz 기지국 구축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통3사는 지금까지 B2C(기업과 고객 사이)영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3.5GHz 주파수대역의 기지국 구축에 집중해 왔다. 28GHz 대역을 활용한 B2B 서비스가 많이 개발되지 않아 활용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고주파수인 28GHz 대역은 3.5GHz 대역과 비교해 더 많은 데이터를 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5G통신 본연의 초저지연(지연시간이 거의 없음) 및 초고속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로봇, 원격 교육 등이 끊김없이 안정적으로 구동돼야 하는 수요가 늘면 이통 3사로서는 이와 관련한 B2B사업 확장이 힘을 받을 수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무소속)이 과기정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2월 기준 이통 3사가 구축을 완료한 28GHz 주파수대역의 기지국은 모두 138곳에 불과하다.
이통3사는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5G통신을 위한 28GHz 대역의 주파수를 할당받으면서 2021년 말까지 이통사별로 28GHz 주파수 기지국 1만5천 곳씩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계획의 1%도 이행되지 않은 것이다.
통신업계 다른 관계자는 “시장의 수요가 있다면 28GHz 기지국 구축에도 속도가 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