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단독대표체제를 꾸린다.
비전문가인
송영숙 회장이 홀로 한미사이언스의 의사결정을 맡게 된 만큼 이를 보조하기 위한 전문경영인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15일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올해 주주총회에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의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장남인 임종윤 사장과 공동대표로 일하던
송영숙 회장이 단독대표를 맡게 된다.
송영숙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임성기 전 회장의 부인이다. 2020년 8월 임 전 회장이 타계한 직후 한미약품그룹 회장에 선임됐고 2020년 9월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오르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다만 그의 경력은 제약바이오산업과 거리가 멀다.
송영숙 회장은 숙명여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한미약품 산하 가현문화재단 이사장과 한미약품 CSR 고문을 역임했다. 현재는 사진작가로도 활동하면서 한미사진미술관 관장을 맡고 있다.
송영숙 회장이 한미약품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과 별개로 구체적 사업전략을 세우는 데는 다소 미진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그룹 안팎에서는 전문경영인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사이언스는
송영숙 회장 단독대표체제와 관련해 “사외이사보다 사내이사가 더 많은 부분을 해소해 선진화된 ESG경영체제를 갖추면서도 책임경영도 구현하는 방안이다”며 “
송영숙 회장은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일상적 경영 현안은 전문경영인체제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 (왼쪽부터)이관순 한미약품 부회장, 우종수 한미약품 경영관리부문 대표이사 사장, 권세창 한미약품 신약개발부문 대표이사 사장. |
한미약품그룹의 주요 전문경영인으로는 먼저
이관순 한미약품 부회장을 들 수 있다.
이관순 부회장은 한미약품 연구원 출신으로 대표이사를 거쳐 부회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 부회장은 한미약품의 다양한 신약개발을 주도해 대규모 기술수출을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에도 여전히 사내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하며 한미약품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있다.
우종수
권세창 한미약품 각자대표이사 사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우 사장과 권 사장은 2017년
이관순 부회장의 뒤를 이어 한미약품 대표에 올랐다. 각각 경영관리와 신약개발을 담당하며 한미약품의 성장을 이끄는 중이다.
특히 두 사람은 한미사이언스에서도 사장으로 일하고 있어
송영숙 회장과 소통이 더욱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우종수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로서 경영관리부문 사장을,
권세창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신약개발부문 사장을 맡고 있다.
송영숙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단독대표를 맡으면서 이런 전문경영인들을 그대로 중용하기로 했다.
이관순 부회장과 우종수 사장의 한미약품 이사는 당초 임기가 올해까지였지만 곧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이 예정됐다.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송영숙 회장의 이번 한미사이언스 단독대표체제 구성으로 인해 한미약품그룹 2세 승계의 경쟁이 한미사이언스가 아닌 핵심 계열사 한미약품을 중심으로 벌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송영숙 회장과
임성기 전 회장의 자녀는 임종윤 사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및 한미약품 사장,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등 3명이다. 임주현 사장은 임종윤 사장과 함께 한미사이언스 이사로 일했는데 곧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은 한미약품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임주현 사장은 한미약품 미등기임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