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욱 CJ대한통운 사장이 국제기구 조달에 나선다.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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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채욱 CJ대한통운 대표이사 |
CJ대한통운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등과 함께 추진하는 글로벌 조달 선도기업 육성사업 대상 기업에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이 육성사업은 P300 프로젝트다. 이는 KOTRA 등 4개 수출지원기관들이 UN, 국제금융기구(MDB) 등이 진행하는 국제기구 조달시장에 우리기업의 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P는 조달(Procurement)을, 300은 300개 선도기업 육성을 각각 뜻한다. 글로벌 조달 선도기업으로 선정된 300사는 향후 1년간 벤더등록 및 입찰정보 발굴 지원(KOTRA), 입찰보증 한도 확대(무역보험공사), 금융지원 우대(수출입은행), 중소기업 정책자금 우대(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조달 전 과정을 지원받는다.
CJ대한통운이 국제기구 조달 공급사로 확정되면 국제기구가 필요로 하는 물자를 최종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수송 하역 포장 보관 등 전 과정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기구 조달시장에서 물류운송의 비중은 크다. 정부의 P300 사업에서 300개 참가기업 중 국제기구 입찰수요가 많은 분야 중 하나가 물류운송이다.
유엔 조달시장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지만 한국 물류회사가 이 시장에 진출한 적은 없다. 유엔 조달시장 규모를 보면 2009년 138억 달러에서 2010년 145억 달러, 2012년은 153억 달러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국내기업의 유엔 조달시장 참여 비중은 전체의 0.34%정도로 약 5200만 달러에 그친다. 또 국제금융기구 조달시장은 287억 달러 안팎으로 큰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기업 점유율은 역시 3.17% 수준이다. 그동안 제조회사 중심으로 참여해 왔다.
CJ대한통운의 국제기구 조달시장 참여는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하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다.
이채욱 대표이사는 글로벌 탑5 물류기업으로 CJ대한통운의 도약을 목표로 잡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UN 등 국제기구가 진행하는 식량, 의약품과 같은 공공지원 물자나 개발도상국 개발원조(ODA) 물자 등의 글로벌물류 수주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세계 조달물류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중동법인을, 터키 이스탄불에 사무소를 설립해 현지 물류시장 진출을 준비하기 위해 마련했다.
CJ대한통운은 세계최대 시장인 중국의 물류시장도 엿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중국 물류회사인 '스마트카고'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스마트 카고는 건설, 플랜트 기자재 국제운송분야와 아프리카 지역 물류에 강점을 보유한 회사다.
CJ대한통운이 국제기구 조달시장에서 공급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유엔 조달시장에 공급하려면 우선 벤더로 등록해야 하는데 전체 1만여 등록기업 중 우리 기업은 중국의 3분의 1 수준인 58곳뿐이다. 등록에서 입찰까지 1년 반에서 2년 정도 걸린다.
그러다 보니 국내회사들은 단기 이익만을 생각해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장기적 지원에 힘입어 CJ대한통운은 기존에 포기했던 국내회사들과 다를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의 경우 최근 중국에서 인수한 ‘스마트 카고’가 유엔에 물류와 조달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업체 모임인 중국유엔조달협회에 가입돼 있어 국제기구 조달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있는 만큼 국제기구 조달시장 공급자로서 선정될 가능성이 더욱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국제기구 조달사업 참여를 지원하고 나선 것은 이 시장의 규모가 매우 큰 데도 국내기업들이 이 시장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뛰어들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국내기업은 유엔 조달시장 참여절차, 업체 등록방식 등 관련 정보 부족으로 참여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