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철 SKC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SKC를 글로벌 선두 첨단소재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여정에서 바통을 넘겨받았다.
SKC는 그동안 ‘우물에서 벗어난다’는 뜻의 탈정을 선언하고 석유화학기업에서 첨단소재기업으로 변화를 모색해왔다.
▲ 박원철 SKC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박 내정자는 신규사업 발굴과 투자에 전문성을 인정받아 승진한 만큼 차세대 소재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SKC 이사회는 1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박원철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신규사업팀장(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2일 밝혔다.
박 내정자는 2018년부터 SK그룹에 몸을 담은 뒤 1년도 되지 않아 SK동남아투자법인의 대표라는 중책을 맡았다.
서울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면서 석사와 박사를 모두 마쳤고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MBA)과정을 밟았다.
SK그룹에 오기 전까지 하나자산운용에서 에너지인프라 투자부문을 이끌며 화학공학을 전공한 강점을 살리는 동시에 투자에도 성과를 나타내 다재다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SK그룹 입사 뒤 SK이노베이션에 소속을 두면서 SK그룹의 최고의사결정협의체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신규사업팀장으로 일했다.
박 내정자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신규사업팀과 SK동남아투자법인의 인력을 활용해 동남아시아의 주요 투자처를 발굴하는 성과를 내왔다.
특히 박 내정자는 베트남 양대 민간기업인 빈그룹과 마산그룹에 투자를 진행해 SK그룹의 동남아시아 영향력을 확장해 왔다.
또한 일본 친환경소재기업 TBM에 투자를 진행하면서 SK그룹의 글로벌 투자를 주도해왔다.
TBM은 플라스틱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석회석 등 무기물을 50% 이상 포함한 라이멕스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2011년 설립 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니콘기업(자산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벤처기업)이다.
SK그룹은 올해 7월 TBM의 지분 10%를 1400억 원에 매입하면서 친환경적이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라이멕스를 한국과 미국 등에 판매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유럽연합(EU)이 올해부터 일회용 빨대, 면봉, 나이프, 포크 등 플라스틱 소비재 사용을 광범위하게 규제하고 중국도 올해 초 플라스틱 규제를 강화하는 등에 따라 친환경소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내정자는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SKC 이사회는 박 내정자가 화학과 투자업무에 전문성을 겸비했기 때문에 SKC의 성장에 탄력을 붙일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투자설명회 ‘SKC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실리콘 음극재 진출과 반도체 패키징에 들어가는 유리기판 등 차세대 소재사업 확대를 선언한 만큼 새로운 시각을 지니면서 투자에 밝은 인물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SKC 관계자는 “지난 수년 동안 탈정을 추진해온 SKC는 올해 9월 인베스터 데이에서 글로벌 최고 모빌리티 소재회사로 도약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박원철 신임사장과 SKC 구성원은 약속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가치로 세상을 바꾸는 회사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