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왼쪽)과 구글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 |
인간과 인공지능의 바둑대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세돌 9단에게 도전장을 내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대국 승패 못지 않게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 사업은 구글과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 '알파고 생각보다 강해'
7일 업계에 따르면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알파고의 실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9단과 알파고는 9일부터 15일까지 총 5차례 대국을 한다. 5판 3선승제가 아닌 5판 모두 진행되며 상금은 총 100만달러로 구글이 이를 모두 부담하기로 했다. KBS가 대국을 생중계한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딥마인드 CEO는 7일 한국을 찾아 알파고가 승리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구글딥마인드는 알파고를 개발한 곳으로 2014년 구글이 이 회사의 인공지능 개발역량을 높이 사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하사비스 CEO는 “이 9단에 맞서기 위해 알파고가 준비를 많이 했다”며 “승률은 반반”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지주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도 8일 방한하기로 했다. 슈미트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과 함께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관전한다.
이세돌 9단은 “5판 대국 가운데 1판이라도 내가 지면 그건 알파고가 이기는 것”이라며 인공지능에게 한 판도 내주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의 바둑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커제 9단을 비롯해 ‘돌부처’ 이창호 9단 등 바둑계 관계자들도 대부분 이 9단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공지능이 세계 일류 바둑기사를 상대로 제대로 된 성과를 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바둑은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인공지능이 범접할 수 없는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국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알파고가 단순히 짜여진 프로그램이 아닌 ‘머신러닝’(학습하는 기계)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 챔피언인 판후이 2단에게 5전 전승을 거뒀다. 이후에도 꾸준히 기보를 공부해 현재까지 약 100만 개의 기보를 습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승부 못지 않게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기업이 중심이 돼 인공지능사업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번 대국을 주관한 구글도 자율주행차 분야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
|
|
▲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 |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IT기업들을 중심으로 인공지능사업에 대한 경쟁은 이미 가속화하고 있다”며 “구글이 이번 행사를 주관한 것도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구글의 인공지능사업이 앞서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공지능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 역시 이번 대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계획이 공개된 뒤 주가가 크게 올라 '인공지능 수혜주'로 불리고 있다.
산업용 로봇과 지능형 로봇을 만드는 디에스티로봇이 대표적이다.
디에스티로봇은 1월27일까지 주가가 주당 3950원에 머물렀지만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소식이 알려진 뒤 주가가 큰 폭으로 뛰어 7일에는 주당 613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가정용 지능형 로봇을 생산하는 유진로봇 역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유진로봇은 2월 말까지 주가가 주당 4600원대에 머물렀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해 7일에는 주가가 주당 5090원까지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