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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진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 사장이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 '갤럭시S7'과 빌트인 가전 '시그니처' 등에서 기업 이름을 지우고 브랜드 자체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시장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이런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과 가전 등 주력상품에서 기업 이름과 로고를 지우고 출시하며 이전과 다른 판매전략을 쓰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삼성전자가 한국과 중국 등에 출시하는 갤럭시S7 시리즈에 삼성 로고를 제외했다"며 "이전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흥미로운 차이점"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체험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의 전면에는 삼성 로고가 삭제돼 있다. 중국 홈페이지에 게시된 제품 이미지에도 삼성 로고는 제외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시리즈의 경우 일본 출시 모델을 제외하고는 모두 제품 상단에 삼성 로고를 포함했다. 갤럭시S7의 경우에도 미국 등 대부분 국가의 출시모델에는 삼성 로고가 들어가 있다.
전자전문매체 GSM아레나는 "삼성전자는 제품의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장을 우선으로 새 전략을 시험해보고 있는 것"이라며 "단순함과 우아함이라는 새 디자인 철학과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일본에서 삼성전자의 이름을 공식 홈페이지와 제품 상자에서도 완벽하게 지우며 공격적으로 브랜드를 강조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LG전자 역시 새로 내놓은 고가 빌트인 주방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에서 의도적으로 LG전자의 브랜드를 앞세우지 않았다.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에도 LG전자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은 "기존 가전제품과 공략하는 시장이 다르기 때문에 LG를 브랜드명에서 뺀 것이라며 "차별화에 중점을 두는 전략을 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8천달러에서 2만 달러 사이의 제품으로 이루어진 초고가 라인업이다. 개발 역시 전사조직인 디자인위원회가 주도해 시장전략을 완벽히 차별화한다.
프리미엄 제품을 기업의 이름이 아닌 별도의 브랜드명을 앞세워 홍보하는 전략은 세계 대형 IT업체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서피스'의 브랜드를 태블릿과 노트북 외에 스마트폰으로도 확장하며 독자적인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구글 역시 웹브라우저 '크롬'의 유명세를 노트북 '크롬북'과 '크롬캐스트' 등으로 확대했다.
이 업체들은 서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각각의 분야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해지자 별도의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에서 차별화하고 제품을 홍보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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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이름과 로고가 삭제된 일본의 '갤럭시S7엣지' 이미지. |
애플의 아이폰과 맥북 등은 '애플의 스마트폰' 혹은 '애플의 노트북'이 아닌 브랜드명 자체로 하나의 대명사와 같이 자리매김했다. 그 결과 확실한 고정 수요층을 확보하며 꾸준한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처럼 갤럭시와 시그니처 등 고유한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에서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를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갤럭시 브랜드 외에도 웨어러블기기 '기어'와 음향기기 '레벨', 사물인터넷 '스마트싱스'를 별도 브랜드로 앞세워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씽큐'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름보다 제품 브랜드를 강조하는 전략은 사용자들에게 이를 새로운 제품으로 인식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며 "세계 전자업체들이 혁신을 잇따라 강조하고 있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