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GS 에쓰오일 등 국내 주요 정유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점이 영향을 끼쳤다.
저유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8개 이상의 산유국이 참여하는 긴급회의가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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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왼쪽)과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 |
국제유가가 2년 이상 이어진 하락세에서 벗어나 반전의 계기를 맞을지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4일 전일보다 10.27% 오른 14만5천 원으로 장을 마쳤다. GS의 주가는 6.64%, 에쓰오일 주가는 5.33% 올랐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정유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2.28달러로 장을 마쳤다. 전날에 비해 8.03% 올랐다.
유가가 급등한 데는 달러화 약세가 영향을 끼쳤다.
1월 미국의 서비스업지수는 53.5로 최근 2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이 결과가 발표된 뒤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미국 달러화 가치가 최근 7주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가는 거래의 기준이 되는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주요 산유국들이 긴급회의를 열기로 한 점도 유가 상승에 한몫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델 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주요 산유국들을 방문해 저유가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회의를 추진하고 있다.
델 피노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회의가 단순히 개최에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니라 각 국가들이 합의에 도달하려는 의지를 품고 참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속인 이란, 이라크 등 6개 국가가 회의를 여는 데 동의했고 석유수출국기구 소속이 아닌 러시아와 오만도 참석 의사를 밝혔다.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은 올해 원유수급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최근 내놓고 있다.
영국의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브리티쉬페트로리움(BP)은 올해 하반기부터 세계 석유 생산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석유 재고가 차츰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인 쉐브론(Chevron)도 올해 석유수출국기구에 속하지 않은 산유국들의 석유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축소하고 있고 석유 생산량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며 “전 세계적인 석유 수급상황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볼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