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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왼쪽)과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대거 늘리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지켜내고 이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로 연결해 수익성을 회복하자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기대만큼 효과를 거둘지 불투명하다.
◆ 중저가 스마트폰 왜 확대하나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 LG전자는 ‘K시리즈’ 라인업을 확대하며 글로벌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을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두 회사가 이미 내놓았거나 출시를 앞둔 중저가 스마트폰은 갤럭시A 시리즈와 K시리즈만 합쳐도 10종이 넘는다. 가격대는 50만 원대부터 20만 원대까지 지역과 성능에 따라 세분화돼 책정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대폭 늘리는 이유는 세계 스마트폰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점유율 방어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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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7'. |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9% 늘어나는 데 그쳐 처음으로 성장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라며 "스마트폰업체들은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서는 중저가 라인업을 충실히 갖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은 스마트폰 보급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인도와 중남미 등 신흥시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등 기존 시장의 스마트폰 성장세가 정체된 반면 인도와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의 성장률은 세계 성장률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면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고 항후 신흥시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로 연결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의 새 라인업에서 기존 중저가보다 성능을 올리고 핵심기능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삼성페이와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LG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인 K시리즈에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했던 카메라 기능의 핵심 UX(사용자경험)를 장착하고 있다.
◆ 중저가 스마트폰 확대, 독이 될 수도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가 오히려 독이 든 잔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중저가 스마트폰은 고가 스마트폰보다 수익률이 떨어진다. 더욱이 라인업이 확대되면 그만큼 재고 부담도 커지고 마케팅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운 것이다.
포브스는 "스마트폰업체들이 중저가와 프리미엄 라인업을 모두 늘리며 대응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시장의 가격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만 늘어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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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K10'.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저가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베트남 공장의 생산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도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을 최대한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가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통신사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동시에 너무 많은 중저가 스마트폰을 내놔 소비자들에게 어떤 모델이 무슨 기능을 갖췄는지 제대로 알리기 힘들다"며 "소비자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가별로 성능과 기능이 세분화된 중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사후 관리도 그만큼 어려워져 고객지원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를 오히려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