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탈석탄금융을 선언해 석탄투자금융의 큰손이라는 오명을 벗고 ESG경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순이익 순위경쟁에서 우리금융지주를 제치고 4대 금융지주에 올랐지만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을 더 끌어올리고 다른 금융지주보다 늦은 해외진출에서 성과를 내야하는 점은 과제로 남아있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김남형 기자
곽보현 부국장(이하 곽): 인물중심, 기업분석! CEO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지난 시간에 이어
손병환 회장시대를 맞은 농협금융지주의 당면과제는 무엇인지,
손병환 회장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김남형(이하 김):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입니다.
곽: 최근 금융권에서는 ESG경영이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데 농협금융지주는 ESG경영을 현안으로 놓고 관심을 두고 있나요?
◆ 석탄금융 큰손 오명 벗고 ESG경영 본격화, 디지털 전환은 강점
김: 네.
손병환 회장도 ESG경영체제 전환을 본격화하며 이러한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특히 탈석탄금융 선언을 통해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대출과 채권에 더이상 투자하지 않고 대신 친환경사업과 신재생에너지분야 투자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석탄투자금융의 큰 손으로 불렸던 농협금융의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곽: 석탄투자금융의 큰 손이라. 기후위기에 가장 직접적 피해를 입는 대상이 농업과 농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농민을 위하는 농협금융지주가 그동안 석탄발전에 대규모 투자를 해왔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군요.
김: 네. 국내 기후단체와 그린피스에서 내놓은 2020 한국 석탄금융백서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농협은행은 석탄화력발전에 6769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농협중앙회를 포함하게 되면 7805억 원으로 늘어 나는데 2위인 신한은행(3667억 원)의 2배 수준입니다.
생명보험사에서는 삼성생명이 7조4115억 원을 투자해 압도적으로 높지만 바로 다음 순위가 농협생명으로 2조691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그밖에 농협손해보험은 783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농협에서 투자한 금액은 모두 3조5498억 원에 이릅니다.
곽: 석탄투자업계의 큰 손으로 불릴 만했군요.
농협금융지주가 그동안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ESG경영에 관심이 적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점을 개선해 나가는 것인가요?
김: 농협금융지주는 그동안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ESG경영 성과를 알리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았는데 올해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펴내기로 했습니다.
ESG 의사결정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안에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위원회’를 만들고 손 회장이 주관하는 ’ESG 전략협의회’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두 조직은 사회적책임 및 녹색금융과 관련한 전략을 세우고 승인하는 등 NH농협금융지주 ESG경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됩니다.
곽: 이사회가 중심이 돼 ESG경영을 이끌겠다는
손병환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군요.
상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등급 평가대상도 아니었던 점을 고려하면 손 회장이 ESG경영에 상당히 힘을 싣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융권의 화두라 하면 ESG경영 이외에 디지털을 꼽을 수 있습니다.
손병환 회장은 디지털부문에 강점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점에서 상당히 강점이 있어 보입니다.
김: 네.
손병환 회장은 디지털금융 전문가로 국내 금융권에서 디지털금융 1세대로 평가됩니다.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시절 국내 은행 최초로 오픈뱅킹의 기반이 되는 오픈API를 도입해 농협은행의 디지털금융 혁신을 이끌었죠.
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뒤에는 모든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곽: ESG와 디지털은 금융권의 공통 화두인 만큼
손병환 회장도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SG와 디지털 외에 농협금융지주도 금융회사인 만큼 실적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이 치열하게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농협금융지주의 위치는 어느 정도 인가요?
◆ 손병환 4대 금융지주 안착했지만 비은행 강화 더 필요해, 해외진출은 숨고르기
김: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우리 금융지주를 제치고 순이익 기준 4대 금융지주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1분기 까지만 하더라도 우리금융지주가 농협금융지주보다 순이익을 더 거뒀는데 2분기부터 농협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를 앞서기 시작하더니 결국 연간 순이익에서 우리금융보다 4천억 원을 더 거뒀습니다.
농협중앙회에 내는 농업지원사업비까지 고려하면 순이익 차이는 7천억 원가량으로 늘어납니다.
손병환 회장도 4대 금융지주 안착을 놓고 공개석상에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곽: 농협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과 같이 5대 금융지주로 불리면서도 4대 금융지주로 좁힐 때에는 이름이 빠지기도 했는데 4대 금융지주 진입에 성공했군요.
구체적으로는 어떠한 부분에서 우리금융지주보다 앞섰나요?
김: 비은행계열사의 공이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증권과 보험사의 유무가 농협금융과 우리금융의 실적을 갈랐습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5769억 원을 냈습니다. 2019년 4764억 원으로 사상 최대 연간 순이익을 낸 데 이어 2020년에 연간 순이익 최고기록을 다시 쓴 것입니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도 2019년과 비교해 순이익이 급증했습니다.
농협생명은 401억 원에서 612억 원으로 52.6% 증가하고 NH농협손해보험은 68억 원에서 463억 원으로 580.9% 늘었습니다.
곽: 우리금융지주에 보험사가 없다는 점은 농협금융지주와 순이익 격차가 벌어지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NH투자증권은 우리금융그룹이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매각한 우리투자증권이 전신인 만큼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선 뼈아파 보입니다.
김: 다만 농협금융지주로서는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NH투자증권에 집중돼있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점입니다.
특히 보험계열사 실적을 비교하면 수익규모에서 다른 금융지주보다 뒤처지고 있습니다.
농협생명의 순이익은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2793억 원)와 신한생명(1778억 원),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생명(2278억 원)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농협손해보험의 실적도 KB손해보험과 격차가 큽니다.
곽: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의 수익성이 경쟁사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만큼 이를 더 끌어올린다면 금융지주 3위에 있는 하나금융지주와 순이익 경쟁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농협금융지주가 더 성장할 수 있는 부문은 또 어디가 있을까요?
김: 농협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보다 해외진출이 늦은 만큼 후발주자로 꼽혀 이 부분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농협은행, 농협손해보험, 투자증권, 농협캐피탈 등 여러 계열사에서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공소그룹과 합작사업 등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논의가 어려워졌습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상황이 나아질 수는 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곽: 코로나19 상황만 좋아진다면 해외사업은
손병환 회장에게 기대를 걸어볼 만 해 보입니다. 손 회장은 그러한 경험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 :
손병환 회장이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 겸 농협은행 글로벌사업부문장을 역임하고 농협의 해외사업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농협중앙회 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도 거치는 등 농협의 해외진출 전략에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들 수 있겠죠.
곽:
손병환 회장시대로 접어들면서 농협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에 올랐습니다.
이에
손병환 회장은 다른 금융지주들보다 다소 늦었던 ESG경영에 힘을 싣고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며 4대 금융지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손병환 회장이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을 더 강화해 수익성을 높이고 해외진출 후발주자에서 벗어나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비즈니스포스트도 관심 있게 지켜보겠습니다.
CEO톡톡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