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최대실적 등에 힘입어 연임에 사실상 성공했다.
장 사장은 2018년 삼성증권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아 이른바 '유령주식' 배당사고 수습의 총대를 멨는데 두 번째 임기에서도 리스크 관리능력을 보여줘야 할 수도 있다.
삼성증권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과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암보험 관련 중징계 등에 따른 영향권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10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장석훈 사장이 내년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거쳐 연임한다.
장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20일까지다. 2018년 2월 삼성화재에서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기며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3년 임기로 등기임원에도 올랐다.
장 사장이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는 등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며 좋은 실적을 낸 점을 이번 인사에서 높게 평가받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3169억 원, 순이익 2337억 원을 올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다. 2019년 3분기보다 영업이익은 165%, 순이익은 163%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155억 원, 순이익은 3809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5176억 원과 순이익 3918억 원에 거의 근접한 성과를 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거래대금 급증에 따른 위탁매매수수료가 큰 폭으로 늘어 좋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증시 호황이 4분기에도 이어지는 점을 놓고 봤을 때 올해 연간 실적은 지난해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확실시된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이 올해 거둘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 규모가 6660억 원, 496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보다 각각 28.57%, 26.53% 늘어나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위탁매매수수료 증가에 따른 소매금융부문 실적 증가뿐만 아니라 그동안 비교적 아쉬운 부분으로 꼽혔던 투자금융부문에서도 올해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삼성증권은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공개 대표주관을 맡아 9월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무리했다. 11월에는 카카오페이의 상장대표주관사에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페이는 기업가치가 최대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1년 기업공개 기대주로 꼽힌다.
삼성증권으로서는 카카오페이 주관사 자리를 따낸 덕분에 최근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원스토어 등 조 단위 기업의 상장주관사 선정 경쟁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던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게 됐다.
2021년에 코스피가 3000을 넘길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는 만큼 삼성증권이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높다.
장 사장으로서는 실적 부담감을 덜게 된 셈이지만
이재용 부회장 관련 리스크와 삼성생명 징계 리스크 등 부담을 안고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할 가능성이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기업집단 동일인으로 실질적 대주주이며 삼성생명은 삼성증권의 지분 29.58%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과 불법승계 관련 재판 등을 받고 있는 점과 삼성생명이 암보험 입원비 관련 문제로 중징계를 받을 위기에 놓인 점은 삼성증권이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는 대주주를 상대로 형사소송이나 금융당국 혹은 공정위 조사 등이 진행돼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있는 금융회사는 신사업 인가심사를 보류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2018년 4월 발생한 유령주식 배당사고로
구성훈 전 삼성증권 대표이사가 물러나면서 7월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았다.
이후 전산시스템 개선 및 감시체계 정비, 혁신사무국을 통한 신뢰회복 추진 등을 통해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고 유령주식 배당사고를 원만히 수습하면서 경영 안정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영 안정화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2월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됐다.
삼성증권은 2018년 4월6일 우리사주 조합원에게 283만 주의 배당금을 입금하는 과정에서 전산입력 오류로 존재하지 않는 주식 1천 주를 배당하는 유령주식 배당사고를 일으킨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