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이 두산중공업의 발전사업에 디지털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미 발전소 기자재의 공급뿐 아니라 발전소 건설까지 도맡을 수 있는 EPC(일괄도급사업)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두산중공업 친환경발전 수주 적극, 박지원 무기로 디지털솔루션 키워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


박 회장은 여기에 디지털 솔루션을 더해 앞으로 참여할 친환경발전사업 등 여러 수주전에서 두산중공업의 경쟁력으로 내세우려는 전략으로 파악된다.

2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최근 조직 내부에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발전소에 쓰일 디지털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별도의 부서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이 조직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IT기술을 토대로 수력과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발전소 운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최적화하기 위한 디지털기술 개발을 전담한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두산중공업의 디지털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기업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11월 글로벌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벤틀리시스템즈 등 2곳과 손잡고 디지털 솔루션 역량 가운데 하나인 디지털 트윈기술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디지털 트윈기술은 실제 세워질 발전소를 가상화한 뒤 발생할 수 있는 이상 상황들을 미리 예측해 대응하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앞으로 풍력발전을 중심으로 원자력, 가스터빈, 에너지저장장치(ESS)에도 이 사업을 확대해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박 회장은 최근 두산중공업의 미국 자회사를 통해 친환경발전용 디지털 솔루션의 실증기회도 잡았다.

에너지저장장치 전문 계열사 두산그리드텍은 최근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태양광발전소와 이를 연계한 에너지저장장치 등을 구축하는 사업에 참여해 전력을 통합관리하는 디지털 솔루션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박 회장이 이처럼 디지털 솔루션을 강화하는 것은 두산중공업의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파악된다.  

두산중공업은 그동안 발전사업에 투입되는 기자재를 제작하거나 EPC(일괄도급)방식으로 발전소 자체를 지어왔는데 박 회장은 여기에 디지털 솔루션 역량을 더해 발전소 운영과 관리까지 포함한 토털패키지 방식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려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2018년 인도 석탄화력발전소를 통해 발전소 운영용 디지털 솔루션사업을 진행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친환경에너지용 디지털 솔루션은 사업경험이 없다.

두산중공업은 기존 석탄화력과 원전 중심에서 친환경에너지 전문회사로 거듭난다는 포트폴리오 전환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박 회장도 소형원전모듈(SMR), 초초임계압 기술을 적용한 석탄화력, 수력, 풍력 등 다양한 친환경발전소의 수주전에 참여해야 한다.

이 때문에 박 회장에게 친환경발전소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솔루션의 실증경험은 매번 소중하다.

두산중공업이 최근 수력과 풍력발전사업 수주를 위해 여러 발전공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산중공업은 중부발전과 2040년까지 40GW(기가와트) 규모의 동남아 수력발전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 세우기도 했으며 서부발전과는 728MW(메가와트) 규모 수력발전소 건설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남동발전과는 215MW 규모 파키스탄 수력발전 사업뿐 아니라 경인과 서남해, 제주의 2GW 규모 해상 풍력발전사업을 함께 하기로 했다.

이런 업무협약들은 두산중공업에게 친환경발전사업의 먹거리이자 디지털 솔루션사업을 검증할 무대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이런 업무협약들을 디지털 솔루션사업의 실증 기회로 삼기 위한 영업에 앞으로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회장은 두산중공업 통합보고서에서 “발전소 운영 최적화 솔루션이나 발전소 조기경보시스템 등 자체 개발한 디지털 솔루션의 적용 분야를 풍력과 수력 등으로 넓혀 수주를 확대하겠다”며 “신사업이 두산중공업의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사업 속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재무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