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전자지급결제대행 자회사인 토스페이먼츠와 카카오페이 사이에 제휴계약이 종료된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치열해지는 간편결제시장 경쟁에 대응해 토스 가입자을 기반으로 한 자체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6일 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페이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21일 토스페이먼츠와 카카오페이 사이에 전자지급결제대행(PG)과 관련한 제휴 계약이 마무리된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두 기업 간 합의에 따라 10월21일자로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며 "이번 계약은 종료되지만 사용자들이 더 많은 곳에서 카카오페이로 편리하고 안전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제휴를 확대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제 토스페이먼츠의 전자지급결제대행서비스를 이용하는 가맹점에서 카카오페이 결제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카카오페이는 1900만 명 월간 이용자 수를 바탕으로 올해 2분기 기준 15조 원가량의 거래액을 보이는 등 네이버페이와 함께 간편결제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8월 LG유플러스의 전자지급결제대행사업부를 인수해 토스페이먼츠를 출범했다. 토스페이먼츠 설립을 시작으로 간편결제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려는 시점인 만큼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이번 계약 종료는 간편결제시장에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자지급결제대행서비스는 카드사와 은행, 통신사 등 결제를 취급하는 회사와 쇼핑몰 사이에서 결제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서비스를 운영하는 빅테크기업들은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가맹점 확보 차원에서 다른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과도 제휴를 맺고 있다.
다만 토스가 토스페이먼츠를 기반으로 간편결제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만큼 카카오페이와 경쟁관계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셈이다.
기존 금융권에서도 간편결제시장에 진출하는 등 경쟁이 더 심화되고 있어 간편결제시장에서 제휴보다 경쟁관계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5일 KB국민카드는 간편결제 기능에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멤버십 기능을 더한 종합금융 플랫폼 'KB페이'를 출시했다.
카드사들의 플랫폼은 그 회사 카드만으로 결제가 가능했으나 KB페이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비롯해 계좌와 상품권, 포인트 등 카드 이외의 결제 수단을 등록해 이용할 수 있어 사실상 간편결제시장에 뛰어든 셈이다.
이에 이 대표가 토스 자체 경쟁력만으로도 간편결제사업에서 솜씨를 보여할 것으로 보인다.
토스페이먼츠 설립을 위해 인수한 LG유플러스 전자지급결제부문은 가맹점 8만 곳 이상을 보유해 KG이니시스, KCP엔에이치엔한국사이버결제와 함께 전자지급결제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시장점유율 상위 3곳에 들어가는 전자지급결제대행사를 보유하게 된 만큼 가맹점 확보에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토스페이먼츠는 출범 당시 신규 가맹점에 관한 적극적 지원을 중점에 두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신규 중소 가맹점의 결제 정산주기를 업계 평균 7영업일에서 2영업일 수준으로 대폭 단축하고 가맹점 결제 연동에 소요되는 시간도 기존 2주에서 하루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올해 안에 선보이겠다고한 '선정산서비스'의 결제 정산주기인 5.4일보다 빠르다.
이 대표는 1700만 토스 가입자를 활용한 전략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스서비스 이용약관 변경 안내를 살펴보면 10월30일 '토스포인트'와 관련한 규정이 신설된다. 토스포인트는 재화 등의 구매나 이벤트 등을 통해 회사가 무상으로 제공하는 토스머니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와 제휴는 계약기간 종료로 자연스럽게 해지된 것"이라며 "고객에 더 편리한 결제환경 구축을 위해 토스 간편결제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