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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이재용, 삼성전자 전장용 반도체 키우기 위해 인수 나서나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0-10-13 14: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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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에서 자동차 전자장비(전장)용 반도체 분야 인수합병을 모색할까?

삼성전자가 아직 존재감이 약한 전장용 반도체사업을 키우고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반도체기업과 인수합병이라는 '빅딜'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삼성전자 전장용 반도체 키우기 위해 인수 나서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AMD가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자일링스의 인수를 추진하면서 삼성전자 등 대형 반도체기업이 눈여겨볼 만한 인수합병 대상기업이 많이 남지 않게 됐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관심을 보일 수 있는 반도체기업으로 네덜란드 NXP와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 미국 래티스반도체를 거론하며 “남아있는 기술력이 탁월한 이들 인수대상에 앞으로 시장의 시선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NXP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삼성전자가 탐낼만한 인수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두 기업이 있는 네덜란드와 스위스가 8일 출국한 이 부회장의 동선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의 이번 해외출장에 관해 방문기업과 목적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인수합병 등 중대한 사안이 추진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5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현지 통신사 NTT도코모·KDDI 경영진과 5G통신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 낱낱이 공개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출장을 두고 “유럽 쪽으로 출국한 것은 맞다”면서도 “자세한 방문지역 및 면담일정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NXP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삼성전자 전장용 반도체사업의 경쟁력을 대폭 높여줄 수 있는 기업으로 분석된다.

시장 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NXP는 2018년 전장용 반도체 매출 점유율 10.8%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3분기에는 매출 26억7천만 달러를 냈는데 이 가운데 50%가량이 전장용 반도체에서 나온 것으로 추산됐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전장용 반도체, 전력반도체, 낸드플래시 등 다양한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전장용 반도체 점유율은 6~7% 수준으로 NXP에 뒤지지만 전체 매출로는 NXP를 앞선다. 

2019년 매출을 보면 ST는 94억5100만 달러, NXP는 87억5800만 달러를 거둬 각각 세계 반도체기업 매출 8위와 9위에 올랐다.

전장용 반도체시장은 전기차·자율주행차의 확대에 힘입어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조사기관 모도인텔리전스는 세계 전장용 반도체시장이 2020년 566억516만 달러에서 2025년 12917천만 달러 규모로 커져 연평균 17.9%에 이르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늘어나는 전장용 반도체 수요를 노려 2018년 자체브랜드 ‘엑시노스오토’, ‘아이소셀오토’를 내놓은 뒤 차량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이미지센서 등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같은 전장용 반도체 후발주자가 NXP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수준으로 점유율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 신뢰성이 탑승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완성차기업들은 전장용 반도체에 엄격한 기준을 매기고 있다. 한 번 선정한 반도체 공급사는 잘 바꾸지 않는다.

다시 말해 삼성전자가 NXP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다면 완성차기업들로부터 신뢰성 검증과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기존 전장용 반도체 고객사를 그대로 들고올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고 기회를 놓칠 수 있는 위험부담도 존재한다”며 “하지만 이미 시장에 자리잡은 기업을 인수하면 시간을 아끼면서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반도체기업 인수는 이 부회장이 추진하는 ‘반도체 비전 2030’과도 부합한다. 반도체 비전 2030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담았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반도체 쪽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1위에 오르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전장용 반도체는 물론 이미지센서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주력 시스템반도체도 기존 선도기업을 따라가는 위치에 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삼성전자 전장용 반도체 키우기 위해 인수 나서나
▲ 삼성전자 자동차용 반도체 '엑시노스오토V9'.

삼성전자는 현재 100조 원 수준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NXP 또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할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ST의 시가총액은 현재 320억 달러가량으로 집계된다. NXP의 몸값은 2018년 미국 퀄컴과 인수합병이 추진될 당시 440억 달러로 매겨졌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추가된다 해도 삼성전자는 인수자금이 부족할 걱정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 부회장이 전장용 반도체 등 전장사업을 삼성전자의 미래사업으로 육성하는 만큼 대규모 투자를 결단할 때가 됐다는 말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2017년 삼성전자의 미국 전장업체 하만 인수를 주도했다. 당시 9조 원이 투입돼 국내기업 역대 최대 인수합병 사례로 꼽혔다.

하지만 하만 인수 이후 삼성전자는 1조 원 이상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뛰어난 기술과 자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전략적 의사결정에서 미국 기업들보다 뒤처져 있다”며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시스템반도체 분야 인수합병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월에는 엔비디아가 ARM을 40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AMD도 300억 달러를 들여 자일링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8일 뒤늦게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5월 대국민사과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시장의 룰은 급변하고 있다”며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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