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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왼쪽) 한진그룹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회사 주가들이 저유가에도 좀처럼 힘을 못쓰고 있다.
항공산업이 대외적 환경에 따른 불확실성이 워낙 큰 업종인 데다 한진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안고 있는 리스크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 환율에 메르스, 파리 테러까지 겹악재
대한항공 주가는 18일 전날보다 2.27% 떨어진 2만8천 원에 장을 마쳤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도 전날보다 1.52% 하락한 4530원에 장을 끝냈다.
대한항공 주가는 4월 5만3100원까지 올랐지만 7개월 만에 반토막났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도 4월 9290원까지 올랐지만 역시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항공산업은 국가정책이나 국제유가, 환율, 테러, 질병 등 대외변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표적 업종이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국제유가가 올해 들어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유류비를 줄였을 뿐 아니라 유류할증료 인하에 따른 국제선 여객수요 증대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2분기부터 예상치 못한 외부변수가 연이어 터지면서 경영실적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성수기를 앞둔 5월에는 메르스가 발생했고 메르스 여파는 3분기까지 영향을 미쳤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결국 2분기에 나란히 적자를 냈다.
환율도 악영향을 미쳤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해 당기순손실 규모가 커졌다.
대한항공은 3분기에 5천억 원 상당의 당기순손실을 내 손실규모가 지난해보다 1천억 원 가량 커졌다. 아시아나항공도 3분기에 62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3분기에 선방한 경영실적을 내놨지만 프랑스 파리에서 테러사건이 발생하면서 유럽 노선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 그룹 리스크도 한몫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지원하면서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도 대한항공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을 인수한 뒤 자금 대여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수단으로 한진해운을 지원했다.
대한항공은 9월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지원 가능성 때문에 신용등급이 A-에서 BBB+로 강등되기도 했다.
대한항공 주가는 최근 나온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설에도 영향을 받았다.
해운업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이어 현대상선까지 떠안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금호산업 인수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차원의 문제들이 발목을 잡았다.
금호산업 매각과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서로 밀접하게 움직여왔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금호산업 본입찰이 시작되기 전인 3월까지 9천 원대를 오갔지만 금호산업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산업 인수가 거의 막바지에 이르면서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은 거의 해소됐다.
하지만 그룹 차원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0월 말 아시아나항공의 장기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하면서 “모기업인 금호산업에 대한 채권단 지분 매각으로 계열리스크가 높아질 가능성 등도 반영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