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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텔레콤에서 SK그룹 재편 시동 걸어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5-11-02 17: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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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텔레콤에서 SK그룹 재편 시동 걸어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제주도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세미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그룹의 사업재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기로 결정한 것은 SK그룹 사업재편의 시동을 건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이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한 통신분야 사업재편을 시작으로 앞으로 반도체와 에너지분야의 재편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위상변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이자 지주회사 SK의 손자회사인데 SK하이닉스를 SK의 자회사로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SK텔레콤, 기업가치 100조 성장의 발판 마련

SK텔레콤은 2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53.9% 가운데 30%를 5천억 원에인수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의 잔여지분 23.9%는 3년 뒤부터 5천억 원에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통해 인수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SK텔레콤의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을 추진한다. SK텔레콤은 합병법인의 지분 75.3%를 보유하게 된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시장의 성장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3분기 매출 4조2614억 원, 영업이익 490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8.6% 줄어든 것이다.

SK그룹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통신미디어사업을 수직계열화 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수를 통해 IPTV와 케이블TV 등 유선방송 가입자 750만 명, 인터넷서비스 가입자 580만 명을 보유한 종합미디어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한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플랫폼사업을 통해 SK텔레콤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장 사장은 “2018년까지 SK텔레콤을 차세대 플랫폼사업자로 변화시켜 이동통신사업의 성장정체를 극복하겠다”며 “2018년까지 SK텔레콤과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100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50%에 육박하는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유무선 결합상품을 강화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SK텔레콤은 또 CJ그룹이 보유한 콘텐츠를 활용해 유무선결합에 따른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CJ그룹은 1천억 원의 펀드를 조성해 그 가운데 500억 원을 미디어 콘텐츠 영역에 투자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CJ그룹의 지주사인 CJ가 추진하는 1500억 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CJ그룹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최태원, SK텔레콤에서 SK그룹 재편 시동 걸어  
▲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8월25일 SK하이닉스 M14 반도체공장 준공식에서 46조 원의 투자계획를 발표하고 있다.

◆ 최태원, SK그룹 사업재편 신호탄


최태원 회장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을 계기로 SK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지난 8월14일 출소하면서 “SK그룹은 통신과 에너지, 반도체 사업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2015년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도 SK그룹의 사업구조를 통신과 에너지,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최 회장이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SK그룹은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못했다.

SK그룹의 에너지계열사인 SKE&S가 STX에너지 인수를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SK텔레콤은 보안업체 ADT캡스 인수에 나섰으나 고배를 마셨다. SK네트웍스가 추진했던 KT렌탈 인수도 실패로 끝났다.

SK그룹의 총 매출은 2011년 155조 원에서 지난해 165조 원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했다. SK그룹의 핵심계열사인 SK텔레콤의 매출은 매년 2~3% 성장에 그쳤다.

최 회장이 이번 CJ헬로비전을 인수해 SK텔레콤의 성장동력을 확보했듯이 앞으로 에너지와 반도체 영역에서도 적극적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그룹의 중심을 인수합병으로 확보했다. 최 회장의 경영복귀로 이 인수합병 DNA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고 그 첫 작품이 CJ헬로비전의 인수다.

◆ 사업구조 개편의 핵심, SK하이닉스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의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데 풀어야 할 과제는 SK하이닉스다.

최태원 회장은 지주회사 SK의 지분 23.4%를 보유하고 있다. SK는 SK텔레콤 지분 25.2%,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 20.1% 소유하고 있다. 곧 최태원→SK지주회사→SK텔레콤→SK하이닉스의 지배구조인 셈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SK텔레콤보다 더 덩치가 커졌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6조 원이다. 반면 SK텔레콤의 예상 영업이익은 1조8천억 원으로 SK하이닉스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SK그룹의 주요 수익원이 SK텔레콤에서 SK하이닉스로 바뀐 셈이다. 시가총액도 SK하이닉스가 23조4천억 원에 이르러 SK텔레콤의 19조2500억 원을 넘어섰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에 투자를 늘려 SK그룹의 성장을 이끌려고 한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8월25일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사업에 4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자회사라는 SK하이닉스의 위상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 지분 100%를 소유해야 한다. SK하이닉스가 앞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경우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를 SK그룹의 성장 축으로 삼기 위해서라도 SK의 자회사로 위상을 바꿔야 한다.

증권가에서 SK텔레콤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지주회사인 SK와 합병하는 시나리오가 계속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렇게 되면 SK는 SK텔레콤의 사업자회사와 SK하이닉스, SK텔링크 등을 거느리게 된다.

SK텔레콤은 최근 5231억8천만 원을 들여 자사주 202만 주(약 2.7%)를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SK텔레콤을 인적분할 할 경우 SK텔레콤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시각도 존재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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