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바이오제약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미국에서 바이오제약기업들이 약값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제약기업 주가 약세, 미국 약값 논란에 직격탄  
▲ 30일 코스피 시장은 1.03%의 반등에 성공했지만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에서 30일 코스피 의약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197.21(2.74%) 하락한 6999.91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제약지수 역시 직전 거래일보다 172.36 (2.93%)내린 5703.00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의약지수와 코스닥 제약지수는 상장된 바이오제약기업들의 주가흐름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코스피에서 유한양행 주가는 2.01% 내렸고 녹십자와 한미약품의 주가도 각각 2.35%, 3.26% 하락했다. 경보제약 주가는 18.50% 급락했으며 유유제약 주가도 12.16% 내렸다.

코스닥에서 셀트리온 주가가 2.86% 하락하고 메디톡스 주가가 4.20% 내리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바이오제약기업들의 주가 약세는 미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약값 논란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미국 언론을 종합하면 미국인들의 지난해 처방전 지출금액은 희귀질환 치료제 등 고가의 바이오 의약품 처방이 늘어난 영향으로 2013년보다 13.1% 늘어났다. 이는 최근 10년 동안 최고 상승률이다.

1953년 개발된 말라리아 치료제 '다라프림'의 경우 8월 소유권이 새 주인에게 넘어간 뒤 하루 만에 가격이 13.50달러에서 750달러가 되기도 했다.

  바이오제약기업 주가 약세, 미국 약값 논란에 직격탄  
▲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미국 민주당의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2일 트위터로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 약값이 폭리를 취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의약품 가격을 규제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미국 바이오제약기업들이 주가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공약발표 이후 미국 증시에서 7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맥을 못 추고 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오제약기업들의 주가지수인 나스닥 생명공학지수는 22일 3732.67로 시작했지만 30일 3033.37로 장을 마쳤다. 9일 만에 20%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정보라 동부증권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제약기업들의 기초여건은 변화가 없지만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도 사실”이라며 “국내 바이오제약기업들의 주가도 당분간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