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추진하는 핀테크 육성정책에 힘입어 금융사업을 더 넓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증권업계와 IT(정보기술)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21대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훌쩍 넘는 민주당의 지원을 받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핀테크 육성정책도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왼쪽),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금융서비스를 의미한다.
문재인 정부는 혁신성장 8대 선도산업 가운데 하나로 핀테크를 꼽아 규제개선과 관련 제도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의 총선 압승으로 강력한 집권여당이 출현함에 따라 핀테크 육성정책도 더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총선 때 금융분야 주요 공약으로 핀테크 육성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핀테크사업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지닌 곳으로 꼽힌다.
두 기업은 각각 일반인들의 사용빈도가 높은 ‘네이버’ 검색 포털과 채팅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을 핵심 플랫폼을 두고 있어 핀테크와 관련한 제도적 기반과 인프라가 마련되면 금융시장에서 큰 파급력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 네이버나 카카오가 기존 금융업계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핀테크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가 지닌 IT기술력에 미래에셋그룹의 자본력과 금융 전문성까지 더해지며 핀테크사업에서 상당한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그룹은 네이버파이낸셜에 8천억 원을 투자했는데 미래에셋그룹의 주력사업인 증권업뿐 아니라 보험, 캐피털 등 다양한 금융분야에서 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5월 안에 네이버 통장을 공개하고 하반기에 다양한 금융상품과 함께 종합금융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을 세웠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네이버파이낸셜의 금융상품 판매 본격화를 비롯한 수익모델들이 네이버 실적에 반영돼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는 이미 핀테크사업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 자회사 카카오뱅크와 결제서비스 자회사 카카오페이를 통해 금융사업을 진행한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영업활동을 하며 2019년에 출범 3년 만에 흑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에 순이익 185억 원을 내 지난해 전체 순이익을 이미 넘었다.
고객의 편의성과 혜택을 늘린 상품을 내놓으며 저축과 대출분야에서 고객 저변을 확대한 덕분에 영업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제휴 신용카드사업 등 새로운 사업을 통한 수익모델도 늘려가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신용카드 출시 후 신청건수가 늘고 있다”며 “수수료 수입을 통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도 증권업 등 금융사업 분야를 더 확대하며 수익을 늘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금융사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의 신사업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며 기업가치도 상승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핀테크산업은 규제가 많은 금융업에 IT가 결합해 만들어진 새로운 산업인 만큼 핀테크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가 나서서 제도적 기반과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부는 7일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등의 내용을 담은 ‘한국판 뉴딜’ 계획을 내놨는데 신기술금융회사의 핀테크 투자 규제 합리화(투자 허용)를 명시해 핀테크업계도 이에 관해 높은 기대를 보인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성명을 통해 “한국판 뉴딜 계획 가운데 비대면산업 육성과 디지털경제 전환 가속화부문을 보면 핀테크산업에 정부가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한국판 뉴딜을 핀테크산업이 이끌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