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180석 압승의 일등공신 중 한 명으로 이근형 전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꼽힌다.
이 전 위원장은 민주당의 총선기획단, 전략공천관리위원회, 공천관리위원회 등에 모두 간사로 참여하며 당의 공천부터 선거운동까지 총선전략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기여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가인 이 전 위원장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치밀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인물을 적재적소에 공천하고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선거운동 전략을 짜 민주당의 총선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광고마케팅 전문가로서 이력도 십분 발휘해 '국난극복'이라는 선거구호로 미래통합당의 '정권심판론'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 위원장의 민심을 읽는 탁월한 능력은 선거 결과를 정확히 예측한 데서도 확인이 된다.
그는 16일 민주당에 전략기획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는 뜻을 밝힌 뒤 페이스북에 대외비였던 전략기획위원회의 판세 예측결과를 게시했는데 민주당이 실제로 거둔 의석수 163석과 똑같았다.
권역별로 살펴봐도 수도권(서울·경기·인천) 101석(선거 결과 103석), 대전·충청 20석(20석), 광주·전라 27석(27석), 부산·울산·경남 8석(7석), 대구·경북 0석(0석), 강원·제주 7석(6석)으로 대동소이했다.
이 전 위원장은 “선거막판에 이러저러한 괴문서들이 돌아 다녔는데 실제 우리 당 전략기획 파트의 예측이 이랬다”며 "나름 민심을 잘 읽으려 노력했다"고 적었다.
여론조사에서 보수성향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하는 이른바 '샤이 보수'의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 선거결과에서 드러났는데 이 전 위원장은 이 부분도 정확히 예측했다.
그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샤이 보수’는 보수임을 드러내기가 떳떳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분들”이라며 “‘태극기 부대’에서 알 수 있듯이 본인이 보수라는 걸 드러내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 분위기가 된 지 좀 오래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전화면접 조사를 하거나 ARS 조사를 하거나 민주당의 지지도는 40%대 초반으로 거의 유사하다”며 “‘샤이 보수’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통합당의 지지도는 30% 수준에, 박스권에서 지난 1년 동안 바뀐 적이 없다”고 바라봤다.
이 전 위원장은 광고회사 경험을 토대로 야당의 정권심판론 메시지를 차단하는 데도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적으로 이번 선거를 '금모으기 운동'으로 규정하고 여당에 힘을 모아 국난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유권자에게 전달했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의 전략대로 당대표부터 후보는 물론 선거운동원에 이르기까지 '국난극복'을 위해 여당에 힘을 모아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 전 위원장은 정치컨설팅업체 '윈지코리아' 대표로 활동하다가 2019년 5월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과 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 임명돼 21대 총선전략을 기획했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LG애드 마케팅연구실에서 사회생활 첫 발을 내디뎠다. 1998년에는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메시지관리 보좌역을 담당하며 정치권과 인연을 맺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 여론조사비서관을 지냈고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중앙선거대책본부 전략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