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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제조업, 융복합 인재 절실히 원한다

박준수 기자 junsoo@businesspost.co.kr 2015-09-15 14: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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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한국 제조업, 융복합 인재 절실히 원한다  
▲ 나충수 커리어케어 상무(인더스트리&엔지니어링2 부문장)가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커리어케어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제조업계 기업들의 인재채용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제조업이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다.

국내 소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수출 제조기업들마저 흔들리게 되면 대한민국은 더욱 힘겨운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인 커리어케어(www.careercare.co.kr)의 나충수 상무(인터스트리 & 엔지니어링2 부문장)는 15일 '기술과 인문학적 소양을 겸비한 융복합 인재'야 말로 제조업계가 선호하는 인재라고 설명했다.

나 상무는 커리어케어의 인더스트리 & 엔지니어링2 부문장을 맡아 전기, 전자, 기계, 자동차, 석유화학, IT, 통신 등 제조업의 글로벌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임원과 핵심인재를 발굴하고 있다.

- 제조업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가?

"제조업 전 분야가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

제조업 각 분야 대표기업들은 구조조정이 한창이고 기업들 대부분이 신규채용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의 위기'라는 표현이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노동력 위주의 저부가가치산업 중심의 한국 제조업이 기술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면서 처음 회자됐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언급됐다.

하지만 지금처럼 국내 제조업 전체가 흔들리는 것은 유례가 없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마저도 불과 1년 사이 영업이익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앞으로 지금보다도 더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 제조업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가격경쟁력, 기술경쟁력이 동시에 악화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가격경쟁력은 임금과 환율로 결정된다.

국내 제조기업들의 제조원가에서 임금의 비중이 높아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가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환율도 계속해서 악화했다. 국제통화기금 통계에 따르면 엔화의 경우 최근 3년 6개월간 기존의 약 60%나 평가절하됐고 최근 중국의 위안화마저 절하됐다. 반면 원화는 2% 가까이 절상됐다. 수출 위주의 한국 제조업이 최악의 위기에 놓인 것이다."

-  제조업 위기에 대해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기업들이 환율과 같은 외부변수를 잘 통제하거나 예측하기 어렵다. 또한 임금인상 억제도 쉽지 않다.

결국 기술경쟁력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술경쟁력의 핵심요소라 할 수 있는 우수인재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우수인재’란 ‘이전에 없던 새로운 발상’을 하거나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 ‘미래 트렌드에 대한 통찰력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 제조업계 채용시장 현황은 어떠한가?

"채용시장의 트렌드가 바뀌었다.

대규모, 정기, 신입공채 중심에서 소규모 수시, 경력, 추천 중심으로 옮겨갔다. 소규모라 부르기에도 어려울 정도로 극소수 핵심인력만 채용하는 기업이 대다수다. 인력채용 빈도나 규모는 채용인원을 대폭 줄인만큼 소수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 제조업 각 분야별 각광받고 있는 산업과 올해 하반기에 필요로 할 인력에 대해 말해준다면?

"제조업에서 공통적으로 각광받는 산업은 산업과 영역 간 벽을 허무는 융복합기술을 활용한 제품개발 분야다.

하반기 제조업계에서 필요로 할 인력은 대략 다음과 같다.

전기전자 분야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 시스템, 로봇전자, 3D 프린터, 영상처리 등이 주목 받고 있다. 네트워킹, 센싱, 제어 관련 기술을 보유한 인력,  그리고 시스템과 플랫폼 설계 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기계, 자동차 산업에서 산업용 로봇, 드론, 스마트 팩토리,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미래자동차, 자율주행 시스템 등이 이슈다. 이에 따라 자동제어, 금형, 융합센서, 경량소재 개발 관련 인력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분야에서 탄소나노튜브, 친환경 고분자, 전력저장, 플렉시블 CCL 등 전자소재 관련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촉매, 중합공정, 표면처리 관련 인력에 대한 채용 수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IT, 통신 분야에서 사물인터넷, 핀테크, 보안, 클라우딩, 빅데이터, 5G 관련 산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를 위해 리눅스 시스템관리자, 화이트 해커, 모션과 동작 인식, 빔스위칭, 스몰셀 연구 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 다른 사업과 대비해 이공계 선호 현상이 더 심한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제조업 분야는 이공계와 인문계 출신의 채용 비율이 8:2 다. 이공계 출신 인력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글로벌 단일시장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의 핵심은 결국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산업이 고도화하면서 융합과 복합 기술의 중요성이 대두되어 영업 등의 직무에서도 제품과 기술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필요해 졌다."

- 지나친 이공계 선호 현상이 가져오는 문제점은 없는가?

"인문학의 고사, 대학의 취업 교육기관 전락 등 의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제조업에서도 인문학적 소양을 겸비한 창의적 인재에 대한 필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 세계적 IT 기업들에서 인문학도의 채용을 대폭 늘렸다.

국내도 사정은 비슷하다. 제조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삼성그룹의 사장단 회의에서 최근 인문학 강연이 자주 이루어 지고 있고 기업들의 채용시험에서도 역사나 철학에 관련된 질문이 늘고 있다."

- 해당 분야 인재들에게 마지막으로 조언한다면?

"핵심기술 하나가 기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창의적 발상 하나가 인류의 삶을 바꿔 놓는 시대다.또한 이러한 기술과 트렌드 마저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창의적 사고와 통찰력을 겸비한 인재가 앞으로 더 중용될 것이다.

융복합 인재가 되려면 전공이나 경력분야에 관계없이 보다 폭넓은 영역에 관심을 기울이고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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