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이 지난해 한진그룹에 경영권 및 부동산 개발권리 등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도그룹은 지난해까지 한진칼 지분목적을 ‘단순투자’로 공시했는데 권 회장이 한진그룹 경영에 참여하려했다면 ‘허위공시’에 해당한다.
16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권홍사 회장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한진그룹 대주주를 만나 권 회장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선임하고 한진그룹 소유의 국내외 주요 부동산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권홍사 회장이 지난해 8월과 12월에 한진그룹 대주주를 만나 한진그룹 경영에 참여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했다”며 “한진칼을 대리하는 법무법인의 가처분 소송 답변서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다.
권홍사 회장은 반도그룹을 통해 올해 한진칼 정기 주주총총회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지분을 8.28% 확보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반도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사들일 때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히고도 경영참여 의사를 타진했다면 이 지분의 의결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그룹은 2019년 10월1일 계열사인 대호개발을 통해 한진칼 지분 5% 이상을 취득하면서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시했다.
그 뒤 반도그룹은 2020년 1월10일 한진칼 지분을 8.28%까지 끌어올리면서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꿨다.
그런데 권홍사 회장이 한진그룹 명예회장을 원했다면 처음부터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지분을 늘린 것인 만큼 ‘허위공시’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애에 앞서 항공업계 일각에서 이런 논란이 계속되자 반도그룹이 속한 주주연합은 3월5일 반도그룹의 의결권 행사지분을 인정해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내기도 했다.
법원이 반도그룹의 공시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해 허위로 공시한 것으로 판단하면 반도그룹이 보유한 의결권 있는 한진칼 지분 8.28% 가운데 약 3.28%의 의결권이 제한될 수 있다.
현재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요 지분을 살펴보면 조원태 회장 측이 32.45%, 주주연합이 31.98%를 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