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시 공천에 강병덕 강릉영동대학교 부총장과 최종윤 전 민주당 하남시 지역위원회 위원장이 도전하고 있다.
유력한 본선 경쟁자로 예상됐던 지역구 현역 이현재 미래통합당 의원이 법적 문제에 매여 공천 가능성이 희박해진 데다 최근 젊은 인구가 늘어 하남 선거구 판세가 민주당에 유리할 것으로 분석돼 본선보다 예선이 더욱 치열하다.
▲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시 총선 예비후보 강병덕 강릉영동대학교 부총장(왼쪽), 최종윤 전 더불어민주당 하남시 지역위원장.
21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하남시가 민주당 총선후보 경선지역으로 확정되며 강 부총장과 최 전 지역위원장 사이에 경선경쟁이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 부총장은 최근 "민주당 소속인 오수봉 전 하남시장이 여론조사에서 다른 민주당 예비후보인 최 전 지역위원장을 지지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지역 내 유권자에게 발송했다"고 주장했다.
강 부총장은 “하남시장을 지낸 민주당 선배의 품격과 반듯한 모습을 기대했는데 마음이 아프다”며 “지역선거가 구태로 흘러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경선 이후 힘을 모아 총선 승리를 이끌어도 부족한 상황에서 갈등을 만드는 게 옳은지 생각해 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후보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각각 50% 반영해 최종 후보가 결정되며 이르면 2월 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남은 19~20대 총선에서 잇따라 민주당이 패배한 곳인데 올해 21대 총선에는 어느 때보다 상황이 유리해진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민주당 경선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남 총선이 민주당에 유리해졌다는 분석의 근거로 미래통합당의 현역 이현재 의원이 법적 문제에 발이 묶여 있는 점이 우선 꼽힌다.
이 의원은 하남에서 두 번 내리 당선돼 지역기반이 두터운 데다 이 곳 유권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남시에 사는 한 유권자는 “하남에서 이 의원이 지역 일을 무난하게 잘 돌봤다는 의견이 많고 평판도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지난해 말 부정청탁 혐의와 관련한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을 받았다.
2012년에서 2015년까지 SKE&S의 하남 열병합발전소 시공사가 발주한 공사를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관련된 회사에 맡기도록 SKE&S에 청탁했다는 혐의 등이 적용됐다.
미래통합당의 전신 자유한국당은 이전 선거 때보다 엄격한 공천 배제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는데 이 방침은 미래통합당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정청탁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공천 탈락 1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통합당에서 이 의원과 비슷하게 1심에서 유죄를 받은 홍일표 의원은 인천 미추홀갑 지역구에서 공천에 배제됐다. 역시 1심에서 유죄를 받은 원유철 의원은 스스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미래통합당의 공천방침이나 비슷한 사례가 적용되는 의원들 공천 탈락을 미뤄 짐작해보면 이 의원의 공천 가능성도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원이 이번 총선 때 하남 출마 의지를 강하게 고수하며 무소속 출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칫 보수성향 유권자 표가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신도시 건설에 따른 젊은 인구가 늘어난 점도 민주당에겐 유리한 요소로 분석된다.
신도시로 유입된 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30~40대 연령층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가장 높은 계층 가운데 하나다. 반대로 이 연령층에서 경쟁 상대인 미래통합당 지지율은 가장 낮은 편이다.
실제로 하남의 역대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인구 변화가 눈에 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총선 때 하남시 선거인수는 14만1223명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2년 뒤 2018년 지방선거 때 하남시 선거인 수는 19만4181명까지 늘었다. 당시 하남시는 김상호 민주당 후보가 65.91%의 득표율을 보이며 구경서 한국당 후보보다 2배 가까운 표를 얻어 시장에 당선됐다.
물론 2018년 지방선거 때 전국적으로 민주당 열풍이 불어 많은 지지율을 얻은 측면도 있지만 신도시 젊은 인구 유입도 표심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며 득표차를 크게 벌리는 데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