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기자 hyunjulee@businesspost.co.kr2019-03-29 16:5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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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이 '고용보험기금 전담 운용사'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외부위탁 운용관리(OCIO)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공공기금을 운용해 본 경험을 디딤돌 삼아 앞으로 외부위탁 운용관리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한국투자증권 로고.
29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와 기금 운용 위탁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이뤄질 실사와 협상 등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문제 없이 위탁계약을 체결하면 한국투자증권은 2015년에 이어 또 다시 4년 동안 고용보험기금 전담 운용사를 맡게 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위탁계약과 관련된 일정이 구체적으로 잡히지는 않았다”며 “최종적으로 계약이 체결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고용보험기금 전담 운용사 입찰은 성장 가능성이 큰 외부위탁 운용관리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로 꼽히면서 많은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외부위탁 운용관리는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의 여유자금을 맡아 운용하는 사업이다. 지금 당장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많지 않지만 성장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돼 증권사들 사이에서 ‘미래 먹거리’로 꼽히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공공기관 보유자금 이외에도 일반기업의 여유자금 등을 고려하면 외부위탁 운용관리시장 규모가 10년 이내에 1천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외부위탁 운용관리시장 규모는 주택도시기금 42조원, 고용 및 산재보험기금 28조원, 연기금 20조원 등으로 10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부위탁 운용관리시장이 어느 정도 성장한 일본의 시장 규모는 5천조 원, 미국은 1경 원으로 추정됐다.
특히 고용노동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되면 170조 원 규모의 퇴직연금시장이 열리기 때문에 외부위탁 운용관리사업을 하는 금융회사들이 큰 수혜를 볼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용보험기금의 전담 운용사로 선정돼도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연간 30억 원 안팎에 불과하다”며 “그럼에도 증권사들이 고용보험기금 전담 운용사로 선정되는 데 공을 들이는 이유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외부위탁 운용관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험을 쌓으려는 목적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일찍이 외부위탁 운용관리시장에 진출해 주택도시기금과 고용보험기금의 전담 운용사를 맡은 이력을 보유한 만큼 외부위탁 운용관리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외부위탁 운용관리 전담조직을 별도로 갖추고 있고 입찰일정에 따라 일시적으로 생겼다 사라지는 조직이 아니라 상설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다”라며 “한국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들과 비교해 외부위탁 운용관리시장에 빨리 뛰어들었고 전담조직도 일찌감치 갖춘 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