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이 모기업 테스코의 실적악화에 머리가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테스코가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내면서 홈플러스의 매각이 다시 불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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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 |
도 사장은 지난 1월에도 테스코가 홈플러스를 매각할 것이라는 말이 나돌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테스코가 지난해 회계연도 실적에서 63억8천만 파운드(약 10조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홈플러스 매각을 다시 추진할지 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테스코가 낸 적자는 1919년 창립한 지 96년 만에 최악이다. 테스코는 지난 3년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을 1년 만에 잃어버렸다.
데이브 루이스 테스코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적은 경쟁력이 악화한 것뿐 아니라 우리의 경쟁력이 수년 동안 침식된 것임을 의미한다“라며 “시장상황에 맞게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해 장기적으로 실적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스코의 이번 적자규모는 영국기업 역사상 여섯 번째이며 영국 비금융기업 가운데 사상 최대”라고 보도했다.
테스코가 대규모 적자를 낸 데는 세계 6300개 매장의 부동산 가치 하락분 47억 파운드를 비용처리한 데다 영업실적 악화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테스코는 부동산 시세차익을 노리는 과거 방식으로 무분별하게 매장확장 정책을 폈지만 유럽에 저가슈퍼마켓인 알디와 타겟 등이 출현하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
더욱이 테스코는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에서 온라인쇼핑을 하고 대형마트를 찾지 않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테스코가 최악의 손실을 내고 루이스 CEO가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설 뜻을 강조하면서 홈플러스의 매각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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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브 루이스 테스코 CEO |
그동안 홈플러스는 매각설로 몸살을 앓아왔다. 테스코는 홈플러스의 매각을 깊이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몸집이 커 선뜻 인수자가 나서지 않는 상황이어서 일단 유보했다.
루이스 CEO는 지난 1월 홈플러스 등의 해외사업 매각과 관련해 “특정한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해외사업부문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이번에 발표한 계획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밝혀 매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도성환 사장은 지난 3월 테스코의 홈플러스 매각설과 관련해 “매각에 대한 모든 부분은 최대주주인 테스코의 결정 권한이며 주주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테스코는 2013년부터 홈플러스로부터 받는 브랜드 로열티를 기존보다 17배 이상 높여 받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3336억 원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3분의 1인 1936억 원을 테스코에 브랜드 로열티로 지급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