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문 전 KTB투자증권 대표이사 회장이 회삿돈 6억 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연학)는 2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권 전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권 전 회장은 2011년부터 5년 동안 회사 업무와 무관한 미술관 관람 등 개인 일정에 회사 출장비를 사용해 6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자격이 없는 직원에게 투자 관리를 맡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최고경영자의 출장이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명확히 증명되지 않는다면 업무 관련성이 다소 추상적이라도 경영상 자율을 존중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재판부는 “임직원이 예산 범위 내에서 내부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사용하는 것에 재량이 존중돼야 한다”며 “이런 것까지 국가가 섣불리 횡령이라 판단하면 글로벌 시대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하는 회사와 국민경제 발전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형벌권이 경영권 분쟁에서 일방의 편을 들거나 국가기관의 정치적 목적이 담긴 통제수단으로 남용되면 정경유착의 폐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권 전 대표는 이병철 KTB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과 2017년부터 2018년까지 경영권 분쟁을 벌이다가 보유 지분의 상당 부분을 이 대표에게 넘기고 2018년 3월 사임했다.
이 대표는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던 중인 2017년 검찰수사를 받았고 2018년 9월 기소됐다.
재판부는 배임 혐의로 기소된 최희용 전 KTB투자증권 부사장에게는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최 전 부사장은 KTB투자증권이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운영비가 부족해지자 그가 관리하는 법인카드를 사회복지법인 직원들이 사용하도록 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법인카드를 사용하도록 위임한 것은 일차적으로 회사를 위한 것”이라며 “개인적 이익을 얻었다고 밝혀진 바가 없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