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화장품회사의 매각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증시에 한불화장품 매각설이 퍼지면서 한불화장품과 코리아나화장품의 주가가 동반상승했다.
코리아나화장품도 한불화장품처럼 중국사업이 성장하고 있어 팔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불화장품은 매각설을 부인했다.
◆ 코리아나, 올해도 매각설 나오나
30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칼라일이 한불화장품 브랜드인 ‘잇츠스킨’을 2조 원에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중이라는 소식에 코리아나화장품 주가가 전일대비 14.86%나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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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학수 코리아나화장품 대표 |
화장품 관련주인 한국화장품(14.98%)과 보령메디앙스(6.62%)도 이날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코리아나화장품은 화장품기업 매각 이슈가 나올 때마다 관심을 받고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지난해 5월 화장품 중국진출을 꾀하는 이랜드로 매각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주가가 14.9% 오른 적도 있다. 2013년 사모펀드 큐캐피탈파트너스로 매각이 검토되다 무산되기도 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지난해 영업손실 50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한국화장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이 뜨거워 중국사업에 대한 매력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코리아나화장품 대표브랜드 ‘라비다’ 에센스와 고급 한방브랜드 ’자인’은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이달 들어 한류 아이돌그룹인 ‘카라’를 새로운 전속모델로 기용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지난해 초 화장품원료생산(OEM) 진출을 선언하며 중국 현지 유통협력 관계자 250명을 초청하기도 했다.
유학수 대표는 “코리아나화장품은 중국에서 해마다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코리아나화장품의 우수한 제품과 기술력으로 중국 판매활동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나화장품의 창업주 유상옥 회장은 1989년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과 공동으로 회사를 세웠다. 1999년 윤 회장이 지분을 매각했을 당시 시장점유율은 아모레퍼시픽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성장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2000년대 초반에 문을 연 더페이스샵과 미샤 등 중저가 브랜드숍 때문에 국내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중국시장에서 또다른 기회를 노리고 있다.
◆ 인수합병 시장에서 국내 화장품회사 뜨는 이유
주식시장에서 한불화장품 브랜드인 ‘잇츠스킨’에 대해 미국계 사모펀드인 칼라일이 2조 원에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았다. 2조 원은 잇츠스킨의 지난해 상각 전 영업이익의 20배 수준이다.
그러나 잇츠스킨은 이런 내용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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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철 한불화장품 사장 |
잇츠스킨 관계자는 “잇츠스킨 덕분에 이제 막 한불화장품 경영에도 숨통이 트인 상황이며 경영진도 화장품사업을 더욱 키우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이 중국시장에서 고성장하고 있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한국의 화장품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나온 추측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잇츠스킨 매각설이 불거진 이유는 국내보다 중국에서 인기가 높아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잇츠스킨 히트상품인 달팽이크림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는 6초에 한 개씩 팔리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잇츠스킨은 지난해 중국 국경절 기간중 롯데면세점에서 주요 화장품 판매순위 5위 안에 들기도 했다. 이니스프리나 더페이스샵을 제치고 브랜드숍 가운데 유일하게 순위 안에 들었다.
잇츠스킨 매출은 2013년 530억 원에서 지난해 3600억 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모회사인 한불화장품은 2013년 매출이 392억 원에 그쳤다.
칼라일은 잇츠스킨과 같은 국내 중견 화장품회사를 인수해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성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칼라일은 독일 화장품회사인 ADA코스메틱스를 지난해 7월 프랑스 민간투자기업 아디앙에게 팔아 인수 3년 만에 큰 수익을 챙겼다.
칼라일은 지난해 3월 국내 2위 보안업체인 ADT캡스를 2조1060억 원에 인수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칼라일은 1998년 한미은행을 인수한 뒤 씨티그룹에 매각해 8천억 원의 양도 차익을 거두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