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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드드가 23일 자사 고객센터 게시판에 올린 공식 사과문 <몽드드 홈페이지> |
기업에서 오너가 지니는 책임은 막중하다. 오너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죽어가는 기업이 살아날 수도 있고, 잘나가는 기업이 한 순간에 고꾸라질 수도 있다.
유정환 몽드드 전 대표는 짧은 기간에 책임경영과 오너리스크를 모두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유 전 대표는 불과 세 달전 진심을 담은 책임경영으로 고사위기의 몽드드를 되살려놨는데, 이번엔 개인적 일탈로 회사를 회생불능의 나락에 떨어뜨렸다.
2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가 의뢰한 유정환 전 대표 머리카락에서 필로폰으로 전해진 메스암페타민 양성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유 전 대표는 10일 도심 한복판에서 벤틀리 승용차로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하다 현장에서 체포됐다. 유 전 대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 무면허운전, 절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될 것으로 보인다.
몽드드는 23일 홈페이지에 대표이사 변경절차가 진행되고 있고 더 좋은 제품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공식 사과문을 올렸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특히 유아용 물티슈를 제조하는 회사의 대표가 마약범죄를 저지른 만큼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 육아커뮤니티에 "마약하는 대표의 물티슈를 구매할 일은 없다"며 "물티슈 파동 때도 유정환 대표가 호소문 올리며 애원해 믿고 기다리고 다시 써줬는데 마약을 하고 돌아다닌다니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또 몽드드 고객센터 게시판에도 '벤틀리물티슈', '물티슈 팔아서 비싼 벤틀리 끌고 질주하셨네', '진짜 실망스럽습니다' 등의 글도 올라오며 환불해 달라는 글이 연이어 게재됐다. 몽드드가 이번 사건과 관련된 소비자들의 게시글을 '비밀글'로 돌리자 소비자들의 분노는 더 커졌다.
몽드드는 국내 1위 물티슈 제조사로 유정환 전 대표와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2009년 설립한 회사다.
몽드드는 지난해 9월 물티슈 유해물질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유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유해물질 논란에 방어하고 대응했다. 그는 해당성분은 유해하지 않으며 제한적으로 성분량을 조절해서 사용하고 있다면서 제품 보존제의 안전성을 테스트한 시험결과도 보여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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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환 몽드드 전 대표 |
그는 또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최근 제조된 제품으로 1대1 교환해 주는 무료 리콜제를 실시하고, 제품 생산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식약처가 안전성을 확인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다시 몽드드가 자리를 잡으면서 유 전 대표는 책임경영의 좋은 사례로 꼽혔다.
그는 2013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도 '빨리 물티슈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는 비결이 무언인가'라는 질문에 "정직함"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유 전 대표는 업계에서 촉망받는 젊은 경영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는 29세에 자본금 8백만 원으로 몽드드를 시작해 연매출 500억 원의 업체로 만들었다. 그는 올해 37세로 젊은 나이에 호감형 외모와 적극적인 소비자 소통 마케팅으로 자신과 함께 몽드드 브랜드를 확고히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몽드드는 이번 사건으로 창업자인 유 대표가 지난 12일 사퇴하면서 향후 영업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